이재명·이낙연, 검증 명분으로 마타도어 난타전… ‘백제 발언’으로 갈등 고조
尹, 가족 의혹·설화 논란에 흔들… 국민의힘 입당으로 지지 기반 다지기 나서
여론조사선 이낙연 반등 눈길… 양자 대결선 윤석열·이재명 오차범위 내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신경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소식이 7월 뉴스 빅데이터를 점령했다.
13일 중부일보가 한국언론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차기 유력 대선주자 3인의 7월 뉴스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 이재명 지사 9천619건, 윤석열 전 총장 1만1천325건, 이낙연 전 대표 5천634건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최고치다.
기사 노출빈도를 보면 이 지사의 기사 언급량은 처음으로 1만 건에 육박했고, 이 전 대표 역시 전월(2천979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윤 전 검찰총장의 언론 보도 언급도 지난해 12월 이후 다시 1만 건을 넘었다.
이재명 지사는 7월 1일 유튜브를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 했다. 또 고향인 안동을 방문하며 TK 지역의 표심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일부 발언으로 인해 진땀을 흘렸다. 안동을 방문했던 당시 “영남 지역이 역차별받고 있다”, “(친일 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했다”는 발언을 꺼냈다가 지역감정, 역사 인식에 대한 거센 공격을 받았다.
이어 5일 열린 예비경선 2차 TV토론에서 배우 김부선과의 스캔들 해명을 요구하는 정세균 전 총리의 질의에 “제가 혹시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는 답변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시기가 포함된 7월 1일~7일, 이재명 지사는 2천832건의 기사에 언급됐다.
이 지사를 둘러싼 설화는 또다시 이어졌다. 2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낙연 대세론’ 당시 이낙연 후보의 승리를 기원했다”며 “한반도 5천 년 역사에서 백제 쪽이 주체가 돼 한반도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는데 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형이 바뀌었다”, “결국 중요한 건 확장력”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호남불가론’으로 확전됐다. 이 전 대표는 SNS를 통해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 삼았다”며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의 시곗바늘이 한참 뒤로 돌아갔다.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총리 역시 “민주당 역사상 최악의 발언”이라고 공격했다.
질타가 이어지자 이 지사는 당시 인터뷰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해 지역감정 조장 의도가 없었음을 강조하고, 해당 발언을 네거티브로 활용한 이 전 대표 측을 비판했다. 이 기간(22일~31일) 이 지사의 기사 언급량은 2천486건으로 나왔다.
윤석열 전 총장도 후보 검증, 발언 논란 등이 이어졌던 한 달이었다. 7월 초에는 가족 관련 리스크로 몸살을 앓다. 당시 윤 전 총장의 장모인 최 모씨가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받아 챙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아내 김건희 씨에 대한 검증도 더해졌다. ‘쥴리’ 의혹의 여진은 물론 김 씨의 석·박사학위 논문의 표절 및 무단 발췌 의혹까지 불거졌다. 또 29일에는 종로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김 씨를 비방하는 ‘쥴리 벽화’가 등장하기도 했다. 가족 논란이 극심했던 1일~7일, 윤 전 총장의 기사 언급량은 3천45건에 달했다.
정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실언 논란도 잇달았다. 19일 한 인터뷰에서 주52시간제를 비판하며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가 ‘쌍팔년도 인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어 20일 대구를 방문해서는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다면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마음속으로 송구한 부분도 없지 않다”는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러한 논란과 의혹에도 소속 정당 없이 활동하던 윤 전 총장은 결국 이준석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 등 국민의힘 인사와 연이어 접촉하고 원내·외 인사들을 캠프에 영입하면서 입당 임박을 알렸다.
시기는 8월 초가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30일 국민의힘 입당을 전격 선언했다. 이 기간(22일~31일) 윤 전 총장은 3천86건의 기사에 언급됐다.
이낙연 전 대표도 5일 대선 출마 선언과 11일 경선 본선 진출 이후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자 당내 지지율 1위인 이재명 지사와의 신경전을 키워나갔다.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서로 민감한 부분인 측근, 가족 문제를 건드리는 등 난타전을 벌였다.
지난달 18일 경기도 유관기관 공무원이 SNS 채팅방에서 이 전 대표를 비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 전 대표는 조직적 여론 조작이자 정치 중립 위반이라 비판했고, 이 지사는 해당 공무원을 직위 해제하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7월 말이 되면서 양 진영의 마타도어는 절정에 이르렀다. 친노·친문 적통 논쟁에서 시작된 2003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이 전 대표의 행보, 이 지사의 백제 발언과 호남불가론, 도지사 시절 공약 이행률 검증 등과 관련해 연일 수위 높은 설전이 이어졌다.
민주당 측이 28일 경선 후보를 대상으로 ‘원팀 협약’까지 맺었지만 거칠어진 분위기를 막을 수 없었다. 이 같은 진흙탕 싸움의 영향으로 22일~31일 이 전 대표는 다른 기간보다 많은 1천633건의 기사에 노출됐다.
인물별 연관어를 살펴보면 세 대선 주자의 행보, 발언과 관련된 키워드들이 많이 포함됐다.
이재명 지사는 신경전을 펼쳤던 이낙연(394.36) 전 대표의 연관어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낙연 전 대표 역시 네거티브 공방의 대상이었던 이재명(411.11) 지사가 1위에 올랐다.
아울러 당내 경선 경쟁자인 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박용진·김두관 의원도 두 사람의 연관어에 모두 포함됐다.
또 다른 공통 키워드로는 민주당 대선 경선과 연관된 대선 경선 후보, 예비경선, 지지율 등의 연관어와 네거티브 공방과 관련된 지역주의, 백제 발언, 신경전, 바지 발언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윤석열 전 총장도 국민의힘(30.28) 입당과 관련된 최재형(133.91) 전 감사원장, 이준석 대표(84.88), 정권교체(51.18), 전격 입당(24.18) 등의 키워드가 주를 이뤘다. 대선 출마와 맞물려 개설한 페이스북(42.11), SNS(16.92)도 순위에 포함돼어 눈길을 끌었다.
여론조사는 7월 조사보다 격차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7월 정기조사에서 25%의 선호도를 기록했던 윤석열 전 총장은 8월 조사에서는 6%p가 하락하며 19%에 머물렀다. 이재명 지사는 7월 24%, 8월 25%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7월 조사에서 6%에 그쳤으나, 8월 조사에서는 상승세가 반영되며 5%p가 오른 11%를 기록, 지난 3월 이후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리얼미터가 7월에 진행한 두 차례의 조사에서도 윤석열 전 총장의 선호도 하락세가 나타났다. 직전 조사(6월 4주)에서 32.3%로 2위와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으나 7월 2주차 조사에서는 27.8%로 하락한 데 이어 7월 4주차도 소폭 줄어든 27.5%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7월 2주차에 직전 조사보다 3.6%p가 오른 26.4%로 윤 전 총장과의 격차를 오차범위 내로 좁혔다. 다만 7월 4주차 조사에서는 25.5%로 조금 하락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선호도는 거의 2배 이상 급등했다. 이전 조사에서 한 자릿수인 8.4%에 그쳤으나 7월 2주차에 15.6%로 올랐다. 7월 4주차에는 16.0%를 기록하며 올해 선호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양자 가상대결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사와의 7월 2주 조사에서 39.4%에 그치며 이 지사(38.6%)와 접전 양상을 보였다. 20% 이상 앞섰던 이 전 대표와의 대결도 윤석열 41.0%-이낙연 36.7%로 줄어들었다.
7월 4주에는 윤석열 40.7%-이재명 38.0%, 윤석열 42.3%-이낙연 37.2%로 조사됐다.
이한빛 기자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시스템인 ‘빅카인즈(BIG kinds)’ 서비스에 가입된 MBC·SBS 등 5개 방송사와 경향신문·한국일보 등 21개 중앙언론사, 중부일보 등 28개 지역 종합일간지가 7월 한 달간 보도한 뉴스를 추출해 실시됐다.
※한국갤럽의 7월 조사는 6월 29일~7월 1일 전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8월 조사는 3일~5일 전국 성인 1천 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이다.
※리얼미터의 오마이뉴스 의뢰 조사의 경우 7월 2주차는 지난달 12일~13일 전국 성인 2천36명을 대상으로, 7월 4주차는 지난달 26일~27일 전국 성인 2천5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2% 포인트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관련기사
- [빅데이터로 본 대선주자] ‘대선 시즌 개막’… 유력주자 3인 뉴스 언급량 급등 유력 대선주자 3인이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돌입한 지난 6월, 뉴스 빅데이터는 이들의 주목도에 급등을 표시했다.14일 중부일보가 유력 대선주자 3명의 빅카인즈 기사 언급량을 살펴본 별과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각각 5천25건, 9천507건, 2천979건으로 집계됐다. 세 사람 모두 전월보다 기사 노출빈도가 크게 늘었다.이재명 지사는 민주당 내 주자들의 경선 연기 요구, 개헌 필요성 주장에 원칙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본소득, 수술실 CCTV 설치 등의 현안에 대해서도 자기 목소리를 이
- [빅데이터로 본 대선주자] ‘출마선언·X파일’ 6월 뉴스 언급량 급등 이끌었다 차기 대선 시즌의 막이 오른 지난 6월, 뉴스 빅데이터에 나타난 유력 대선주자들의 주목도는 어느 때 보다 높았다.유력주자 3인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언론 보도 언급이 약 1만 건에 육박했다. 7월 1일과 5일 출마 선언을 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전월보다 오른 수치를 보였다.14일 중부일보가 한국언론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6월 한 달간 차기 유력 대선주자 3인의 기사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 이재명 지사 5천25건, 윤석열 전
- [빅데이터로 본 대선주자] 與 '명낙대전' 벌일 때… 野 홍준표 '윤석열 맞수'로 상승세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여야 모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주도권 공방이 뜨거웠다. 그 중심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있었다.8일 중부일보가 한국언론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유력 대선주자 4인의 8월 뉴스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 이재명 지사 8천14건, 윤석열 전 총장 7천995건, 이낙연 5천394건, 홍준표 2천551건으로 집계됐다.이 지사는 올들어 처음으로 유력주자들 중 가장 많은 뉴스 언급량을 보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