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법인 농장에서 경영컨설팅과 회계업무를 하다가 농업의 가능성을 보고 직접 영농에 뛰어들었죠."
10일 김지인(32·여) 더케이야생화 이사에게 농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한 말이다. 김 이사는 현재 안산시와 용인시 일대의 농장에서 야생화 경작을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우수 청년 농업인에 수상하는 ‘함께하는 올해의 청년농업인상’ 수상자인 그는 품종 가짓수만 3천여개가 넘는 야생화를 전문적으로 경작해 온라인 판매와 경매장 유통 등으로 적극적으로 판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더케이야생화 농원에서 김 이사를 만나 그의 농업이야기를 들었다.
◇법인으로 운영되는 농장의 회계 담당자로 일하며 농업의 가능성을 보다= MZ세대인 김 이사는 2016년 한 농장 법인사업체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회계업무뿐 아니라 온라인 판로를 만들고 생산과 판매, 유통의 안정화를 이룩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김 이사는 "세무회계를 대학에서 전공했기에 법인사업체에서 일하는 게 당연한 순서였는데 그 중에도 농업을 선택했던 것은 그 전부터 농업에도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법인에서 회계관리만 한 것이 아니고 직접 영업을 위해 홍보물을 만들고 관리까지 진행하면서 점점 더 농업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2017년부터 김 이사는 귀농교육을 받으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작물을 재배하면 될 지 등을 고민해왔다. 이후 청년농업인연합회라는 협동조합도 가입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야생화재배를 결정하게 됐다.
야생화로 작목 종류를 고른 계기를 두고 김 이사는 "부모님께서 야생화 경작을 하고 계셨고 그래서 야생화가 비교적 익숙하기도 했다"며 "야생화는 희귀성이 큰데도 재배가 쉬운 편에 속하고 그 종류도 크기별로 다양해 최근 실내장식용으로도 인기가 많기에 원예 중에서도 야생화를 골라 안산시에 있는 한 부지를 매입해 경작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8년 청년창업농으로 선정된 그는 바로 회사를 박차고 나와 본격적으로 경작을 시작했다.
◇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만난 공급처 ‘더케이야생화’와 손을 잡다=안산에서 자리를 잡고 경작을 하던 김 이사도 초기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그는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판로를 개척하기도 했다. 다만, 나라장터를 통해 매번 조달할 수는 없었고 더욱 안정적인 판로가 필요하다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경작 초기에는 소매유통보다는 나라장터로 경매를 진행해 공공기관에 납품하곤 했는데, 안정적인 납품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특히 유통분야에서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느끼던 중 당시 홍성현 더케이야생화 대표를 만나서 무작정 작물들을 보여주고 어떻게 판로를 확보했는지 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후 홍 대표와 함께 더케이야생화에서 일하게 되면서 대표이사직을 역임하게 된 것이다.
그는 "당시 공급처 대표이던 홍 대표한테 정말 많은 조언을 들었고 이곳에서 함께 일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공급 물량이 저보다 훨씬 많았는데 이를 공급하는 과정이 더욱 다채로워지면 좋을 것 같아 온라인 몰과 나라장터 조달 등을 제안하면서 함께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듯 청년농 김지인 농부는 이 분야의 전문가이던 홍 대표와 ‘신농업’에 나서게 됐다.
◇희소성·재배용이성 등 넘치는 야생화의 매력=야생화의 경우 품종과 색감, 그리고 크기별로 다양할 뿐만 아니라 희소성도 커서 화훼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여겨진다.
특히 더케이야생화는 해외 독점 수출을 통해 희귀 품종인 ‘데어데블수국’, ‘매직필로우 수국’ 등을 매입해 공급하고 있다
김 이사는 "야생화는 종류가 훨씬 더 다양하고 매력도 각기각색이라서 신품종을 매입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서 기회를 늘리고 있다"며 "특히 데어데블수국이 올해 들여오는 신품종으로 이미 손님들에게 나갈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야생화의 경우 재고 관리도 원활한 편이어서 다른 원예품종에 비해 기회가 더욱 많다는 반응이다.
그는 "재고가 남은 경우에도 이를 잘 말려 보관했다가 다시 분재배(화분에서 재배)를 시작하면 또 싹을 틔우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유튜버와의 협업, 온라인 판매 확대 등으로 독창적인 판매 채널 구축=아직도 더케이야생화는 성장 가능성이 크다. 김 이사는 식물관련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와 함께 더케이야생화 독점 공급 품종인 ‘데어데블수국’을 영상으로 알리고 공동구매 형식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그는 "데어데블수국을 더욱 알리고 그간 온라인몰을 통해 개별소비자에게 소량씩 공급하던 판로를 확장하고자 유튜버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홍보를 진행할 뿐아니라 공동구매까지 이뤄지면 그 효과가 배가 될 것이라 생각돼 현재 자세한 진행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더케이야생화가 그리는 미래는 야생화의 묶음 판매로 인테리어효과를 높이는 상품 기획, 디자인부의 확충을 통해 상품 디자인 고급화 등이 있다.
김 이사는 "회사 내에서 오가는 아이디어들이 많은데 인력의 한계에 부딪힌 경험이 많아 아쉬움도 컸다"며 "2022년 올해는 더 많은 성장과 도전으로 야생화와 더케이야생화를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윤진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