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3년이 드디어 막을 내리고,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준비할 때에는 밝고 경쾌하게 한 해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죠. 또 한편으로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한 이후 힘찬 꿈을 꾸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2024년, 우리는 어떤 삶을 지향해야 할까요? 오늘은 특별히 ‘관계’ 라는 단어에 집중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입니다.
2024년 2월 고등학교 졸업식을 앞둔 딸 아이가 작년 연말 기숙사를 퇴소할 때 동료, 후배들로부터 받은 롤링 페이퍼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많은 칭찬과 응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언니를 통해 인생에 큰 도움을 얻고 동기부여를 받았다는 후배들의 글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모두 끊임없이 누군가로부터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주는 관계로 연결되어 있죠. 그렇기에 새해에는 나와 연결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꿈꿔 보는 건 어떨까요?
둘째 이해하는 삶입니다.
저는 직업이 변호사이다 보니 많은 분들과 상담을 하게 됩니다. 지난 겨울에 아들이 아버지를 스토킹으로 고소한 안타까운 사건의 국선변호를 맡게 된 일이 있습니다. 청각조차 좋지 않아 구치소에서의 접견도 힘들고, 만날 때마다 아들에 대한 원망을 쏟아내어 저도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 접견 신청을 하며 자주 만나고, 그분과 충분한 소통을 한 결과 서로의 생각의 차이가 많이 좁혀졌던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일부분만 희미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상대를 결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겸손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을 판단하고 정죄하기 보다는 그들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해 보려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셋째 자주 만나는 삶입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는 최근 유방암 판정을 받아 고향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오셔서 수술 및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다니면서 오랜만에 식사도 자주 함께 하며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었는데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어머니의 눈물도 보면서 저는 어머니의 삶을 더 이해하게 되었고, 모자관계가 전보다 친밀해졌습니다. 아프시기 전부터 진작 이런 시간을 가지지 않은 것에 후회도 하면서 말입니다.
"우리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 우리가 늘상 하지만 정작 실천은 하지 않는 말입니다. 2024년에는 우리 모두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과도 자주 만나면서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만남의 축복을 누리고, 상대방의 진면목을 알아가는 소소한 행복도 누렸으면 합니다.
이렇게 2024년에는 커다란 성과보다 관계에서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을 내어 서로 자주 만나면서 상대방을 판단하기보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길 바랍니다. 거창한 것보다는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밝고 따뜻한 표정으로 인사부터 하면 어떨까요? 그리하여 이번 연말에는 나로 인해 행복해 졌다는 고백을 단 한 사람으로부터라도 들으며 진정한 보람을 느끼는 2024년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독자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진영탁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