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저는 변호사들로 이루어진 사회인 야구팀의 감독직을 맡다가 후임 감독에게 자리를 물려주었습니다. 또한 작년에는 교회에서 목장 분가를 통해 한 부부를 목자로 세웠던 경험이 있는데요. 이렇게 모임이나 조직의 대표가 변경되면 그 조직이 단절되거나 흔들릴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사랑하는 공동체가 리더의 변화 속에도 연속성을 유지하고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오늘 독자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잘 전수해야 합니다.
작년에 교회에서 4년 동안 함께 했던 목장 분가를 기념하여 동영상을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평소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던 저는 동영상 제작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편 제가 활동하는 야구팀에서는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대만 변호사회 야구팀과의 친선경기를 4년 만에 재개하였는데, 오랜만에 큰 행사를 준비할 때 전임 감독으로부터 받은 매뉴얼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행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공동체가 혼란 없이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리더가 매뉴얼 등의 참고자료와 활동내역을 꼼꼼히 기록하여 전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작년에 저는 감독을 하면서 고령화 되어 가는 변호사 야구팀에 젊은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로스쿨 학생 등 젊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습니다. 또한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신입 선수들은 올해 수원시 독립야구단 파인이그스의 재능기부를 통해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 기존 선수와 신입 선수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렇게 공동체 안에서 신(新)과 구(舊)가 조화를 이룰 때 그 공동체는 좋은 영향을 주고받아 끈끈한 팀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셋째,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공동체에 힘이 생기기 위해서는 위에서 본 것처럼 새로 들어온 구성원들이 그 공동체에 잘 적응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와 기존 구성원들이 먼저 본이 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리더는 말이 아닌 삶으로 후배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삶으로 후배들에게 보여줄 때 말을 하지 않더라도 후배들은 그 선배들을 자연스럽게 따르게 되고, 그 공동체는 소멸되거나 정체되지 않고 힘 있게 이어질 것입니다.
어떤 공동체든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게 됩니다. 때문에 후임자를 위해 자료를 준비하여 잘 전해야 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매우 중요한 임무입니다. 또한 옛것과 새로운 것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신규 구성원의 영입에도 힘을 써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새로이 영입된 구성원이 잘 배워 자신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존 구성원들이 삶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가장 먼저 우리 가정의 역사가 자녀들로 잘 이어질 수 있도록 부모인 우리가 자녀들에게 인생의 지혜를 잘 전하고, 모범이 되는 삶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지난주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습니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모여 있는 국회는 이 나라를 책임지는 매우 중요한 공동체이고, 각 정당의 국회의원들도 정당이라는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이번에 새로이 구성되는 국회 공동체, 각 상임위 공동체, 정당 교섭단체 공동체가 전임자들의 노하우를 잘 이어받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경험이 많은 다선 위원들은 후배 초선 위원들에게 모범이 되는 의정활동을 하여 다선 의원의 경륜과 초선 의원의 패기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국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수, 조화, 모범 이 세 가지를 기억하셔서 내가 소속된 공동체의 역사가 아름답게 흘러가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시는 독자여러분들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진영탁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