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와 함께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벚꽃은 그 화사함으로 춘심(春心)을 부른다. 추운 겨울을 지나 따스한 봄 기운 느끼게 해주는 벚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자연 예술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하나하나가 설렘을 전하고, 아련한 풍경 속에 봄의 정수가 새겨진다. 이상 기후로 더 짧아진 봄. 지금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이 ‘계절의 향연’을 온몸으로 느껴보자. 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경기·인천 벚꽃 명소 5곳을 소개한다.


◇봄꽃과 레저가 만나는 ‘렛츠런파크’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2024 렛츠런파크 벚꽃축제’에서 승마 국가대표 기수들이 만개한 벚꽃을 배경으로 장애물 달리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2024 렛츠런파크 벚꽃축제’에서 승마 국가대표 기수들이 만개한 벚꽃을 배경으로 장애물 달리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봄꽃과 레저의 만남이라는 테마 아래 전국적인 이색 벚꽃 명소로 떠오른 과천 렛츠런파크는 경마도 보고 공원도 즐기는 ‘경마관람존’,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수국이 인상적인 ‘가족공원존’,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인 ‘포니랜드’로 구성돼 있다. 사계절 내내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져 가족이나 연인 누구나 방문하기 좋은 시민 레저공간이다.

방문객을 가장 먼저 반겨주는 ‘금동마상’부터 승마용 말들이 사는 ‘승용마사’까지 벚나무 백여 그루가 뿜어내는 꽃내음이 말발굽 소리, 함성소리와 어우러져 어디서도 보기 힘든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오는 13일까지 개최되는 벚꽃축제 ‘스위트 체리 블라썸’에는 최근 산불 피해로 인한 국가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축소 운영, 화려한 볼거리 대신 봄의 풍미를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이며 봄꽃들이 만개한 10일 오전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시민들이 활짝 핀 벚꽃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경민기자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이며 봄꽃들이 만개한 10일 오전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시민들이 활짝 핀 벚꽃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경민기자

탁 트인 풍경, 길게 뻗은 화사한 벚꽃길과 함께 이색 체험 행사들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며 ’말 테마존‘의 승마체험을 비롯해 포니 코스튬 포토존, 승용마사 투어, 장애물 경기 등을 선보인다. 또한 행사 기간 내 매주 토요일에는 야간 경마가 펼쳐져 아름다운 조명 아래 질주하는 경주마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왕벚나무 만개한 제방길 자전거 타고 달리는 ‘안양천’

광명시 안양천가에 핀 벚꽃길 사이를 거닐며 시민들이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광명시 안양천가에 핀 벚꽃길 사이를 거닐며 시민들이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한강의 제1지류로 과천시 동부에 솟은 청계산의 남서계곡에서 발원해 광명시 관내를 관류하는 안양천. 그중 광명시 구간은 산책로와 데크 보행로, 보행계단에 다양한 식재와 경관조명이 설치돼 있어 낮에는 꽃과 나무를 밤에는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안양천 곳곳에 광명시를 대표하는 시인 기형도의 유작시 12편이 표현된 시화판을 감상할 수 있게 설치했으며, 사계절별로 다른 매력을 지녀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안양천어린이물놀이장,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을 즐길 수 있다.

광명시 안양천가에 핀 벚꽃길 사이를 거닐며 시민들이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광명시 안양천가에 핀 벚꽃길 사이를 거닐며 시민들이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안양천 서측에는 기아대교부터 광명역 인근 박달하수처리장까지는 자전거로가 없이 단절되어 있는데, 광명에서는 이른바 ‘뚝방길’이라 부르는 구간이다. 금천구청역 부근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는 벚나무가 많이 자라서 봄철에 장관을 이룬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벚나무 아래 돗자리 깔고 꽃구경을 나오는 등 지역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인근 철산상업지구는 로데오거리가 조성돼 패스트푸드,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포함한 250여 개의 다양한 상점이 있는 광명의 대표적인 번화가다. 거리 곳곳에는 조각상과 벤치가 있어 휴식장소로 인기가 높으며 중앙에 있는 광장에서는 각종 공연과 전시회가 열린다.


◇호수 따라 이어진 벚꽃길 장관 ‘서호공원’

수원시 팔달구 서호천 인근에서 시민들이 화사한 봄빛으로 물든 벚꽃 사이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수원시 팔달구 서호천 인근에서 시민들이 화사한 봄빛으로 물든 벚꽃 사이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수원시 홈페이지의 수원관광 섹션에는 ‘도보여행 코스’로 걷기 좋은 명소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첫머리에 자리한 곳이 바로 서호공원이다. 조선 정조 때 화성 축성과 더불어 농경지에 물을 대기 위해 축만제라는 저수지를 축조했는데 이후 서호공원의 효시가 됐다.

다양한 철새와 수목이 어우러져 주민들이 산책하기 좋은 환경 덕분에 수원 팔색길 중 하나로 지정됐다. 이 밖에 공원 남쪽 향토유적 1호로 지정된 향미정과 멸종 우려 보호종인 꼬리명주나비가 서식할 수 있는 생태정원이 조성돼 있으며 ‘물 위로 석양빛이 물들면 황홀하다’는 평을 듣는 서호낙조는 수원팔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수원시 팔달구 서호천 인근에서 시민들이 화사한 봄빛으로 물든 벚꽃 사이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수원시 팔달구 서호천 인근에서 시민들이 화사한 봄빛으로 물든 벚꽃 사이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특히 봄철 이맘때는 축만제를 둘러싼 벚꽃들이 마치 팝콘처럼 화사하게 흐드러져 있어 봄을 갈망하는 상춘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걸음을 내딛은 김에 화산교(율전중)에서 동남보건대학교까지 이르는 1.8㎞의 서호천 수변길을 걷는 것도 추천한다. 2018년 수원시가 ‘봄꽃이 아름다운 12대 명소’로 선정한 장소다.

화서역 인근에 있으며 국립농업박물관이나 스타필드 수원도 아울러 방문할 수 있다.


◇축제는 취소돼도 벚꽃 명소는 명소 ‘인천대공원’

인천시 남동구 인천대공원 벚꽃축제에서 열린 벚꽃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이 활찍 핀 벚꽃을 보며 봄을 즐기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인천시 남동구 인천대공원 벚꽃축제에서 열린 벚꽃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이 활찍 핀 벚꽃을 보며 봄을 즐기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인천대공원은 연간 400만 명의 시민들이 찾는 수도권의 대표 공원이자 휴식공간이다.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과 여유롭게 힐링할 수 있는 휴양공원의 성격을 갖는다.

통행로 인근의 가로수를 전부 벚나무로 심어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며, 공원의 역사와 함께 벚나무의 수령도 20년이 넘다 보니 나무 크기 자체가 무척 웅장하다.

인천시 남동구 인천대공원 벚꽃축제에서 열린 벚꽃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이 활찍 핀 벚꽃을 보며 봄을 즐기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인천시 남동구 인천대공원 벚꽃축제에서 열린 벚꽃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이 활찍 핀 벚꽃을 보며 봄을 즐기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벚꽃과 조명이 조화를 이루는 야간경관이 특히 아름다운 것으로 알려진 인천대공원에는 해마다 벚꽃 개화철이 되면 ‘인천대공원 범시민 벚꽃축제’가 개최된다. 버스킹이나 미니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 인천대공원을 방문하는 시민이나 방문객에게 봄날의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 4월 6~7일 개최된 축제에는 25만 명이 넘는 나들이객이 방문했는데 이는 2023년 축제보다 약 8만 명 증가한 수치로 명실공히 수도권 대표 축제와 벚꽃 명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다만 올해는 산불 위기를 고려해 5~6일 개최 예정이었던 벚꽃축제가 취소됐다. 개막식과 축하공연을 비롯한 각종 체험 프로그램 등은 열리지 않으나 가족 단위로 벚꽃을 보러 찾아오는 시민들을 위해 야간 경관 조명 등 기본적인 편의 시설은 평소와 같이 운영된다.

축제는 아쉽지만 쾌적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생명의 숲에서 힐링을 마음껏 만끽하자.


◇응봉산에 오르면 인천 시가지가 한눈에… ‘인천자유공원’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인천 중구 자유공원은 인천항 개항 5년 만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다. 1888년 외국인 거류민단에서 관리·운영 당시 ‘각국공원‘이라 불렀고 1914년에는 서공원으로 불리다가 1945년 해방 후에는 만국공원으로 불렸으며,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세워진 1957년 10월 3일부터 자유공원으로 개칭된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

자유공원의 응봉산으로 오르는 길이 벚꽃으로 만발하는 매년 4월 벚꽃축제가 개최된다. 공원 정상의 석정루에 오르면 인천항과 월미도, 북성포구 등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밤에 바라보는 인천항의 야경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각광받는다.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오는 12일 열리는 자유공원 벚꽃축제는 자유공원 광장 특설무대에서 펼쳐지는 봄꽃음악회, 산책길에 조성된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벚꽃길 예술공연, 행사 타이틀을 주제로 진행되는 인생네컷 체험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인 벚꽃놀이터 체험, 벚꽃을 주제로 지역 수공예인들이 운영하는 플리마켓인 아트마켓,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먹거리 부스로 구성된다.

홍지예·정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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