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초록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햇살은 연두의 결을 따라 흐르고, 바람은 꽃잎 사이를 노닌다. 들숨마다 계절의 향이 스미고, 마음은 감성으로 충만하다. 여름이 닥치기 전, 아직 서늘함이 남아있는 이 계절 어디로 떠나보자. 봄꽃 못지않은 꽃들이 화사하고, 한낮의 더위를 달랠 시원함이 존재하는 곳. 그냥 바라만 봐도 좋고, 때로 진지한 역사적 의미가 살아있는 그런 곳 말이다. 그런 곳이 있을까? 그런데 있다. 역시 경기도다.

지난달 27일 개막한 2025 자라섬 봄꽃 페스타. 오는 15일까지 자라섬 남도 일원에서 23일간 일정으로 진행된다. 사진=가평군
지난달 27일 개막한 2025 자라섬 봄꽃 페스타. 오는 15일까지 자라섬 남도 일원에서 23일간 일정으로 진행된다. 사진=가평군

◇"6월도 축제의 계절" 가평 자라섬 남도 꽃정원
가평군 자라섬에서 북한강의 수려한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한 ‘자라섬 꽃 페스타’가 한창이다. 축제는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며, 양귀비, 페튜니아, 하늘바라기, 청유채 등 다채로운 봄꽃이 만발한 테마 정원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자라섬 꽃 페스타는 지난 2020년 ‘남도 꽃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23년부터 현재 명칭으로 정례화됐다. 매년 봄(5~6월), 가을(9~10월) 두 차례 개최되며 지역 대표 정원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축제 기간 동안 자라섬 곳곳에서 거리 공연은 물론, 한복·교복·화관 대여, 풍선 아트, 다문화 음식 만들기, 농산물 직거래 장터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가평군 캐릭터 ‘갓평이와 송송이’를 활용한 ‘무지개정원’, 6·25 전쟁 참전국을 기린 ‘우정의 정원’ 등 테마별 정원도 포토존으로 인기다.

지난달 27일 개막한 2025 자라섬 봄꽃 페스타. 오는 15일까지 자라섬 남도 일원에서 23일간 일정으로 진행된다. 사진=가평군
지난달 27일 개막한 2025 자라섬 봄꽃 페스타. 오는 15일까지 자라섬 남도 일원에서 23일간 일정으로 진행된다. 사진=가평군

관람객 편의를 위해 자라섬 입구에 있는 레일바이크 승차장 사이에는 전기차 셔틀이 운영되며, 자라섬과 남이섬을 잇는 선박과 북한강 유람선 ‘천년뱃길’도 운항 중이다.

입장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은 오후 9시까지 가능하다. 입장료는 7,000원으로, 이 중 5,000원은 지역 상품권으로 환급돼 실질 부담이 적다. 가평군민과 만 5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 입장이다.

쁘띠프랑스, 이탈리아 마을, 브릿지 짚라인, 레일바이크, 양떼 목장 등 인근 주요 관광지에서는 페스타 입장권 제시 시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동두천시 소요산 전경. 사진=동두천시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동두천시 소요산 전경. 사진=동두천시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더위를 피해 여행을 떠나요" 동두천 소요산 계곡
동두천시에 소 소요산 계곡이 초여름 무더위를 피해 자연을 즐기려는 나들이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소요산 기슭을 따라 펼쳐진 이 계곡은 울창한 숲과 맑은 계류, 너럭바위와 폭포가 어우러져 자연을 만끽하는 힐링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계곡의 주요 탐방 코스는 연인산 폭포부터 자재암까지 이어지는 2km 구간으로, 중간중간 휴식과 물놀이를 즐기기 좋은 너른 바위와 졸졸 흐르는 물길이 이어진다. 가족 단위 피서객은 물론, 조용한 자연 산책을 즐기려는 이들에게도 제격이다.

동두천시 소요산 계곡. 사진=동두천시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동두천시 소요산 계곡. 사진=동두천시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소요산 관광지 일원에서는 여름철 주말마다 작은 음악회, 가족 체험 행사, 먹거리 장터 등이 열려 소소한 축제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채로운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도심 가까운 계곡에서 초록과 물소리를 즐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탐방객 편의를 위해 주차장~계곡 입구 간 순환 셔틀버스가 운행 중이며, 소요산역과 관광지를 연결하는 시내버스 배차도 증편돼 접근성이 높아졌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동두천 지역 전통시장 및 식당가에서는 여름철 특별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계곡 인근에는 소요산 어드벤처파크, 동양호수공원, 보산문화예술촌 등 연계 관광지도 마련돼 여름철 1박 2일 피서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바라산자연휴양림. 사진=의왕시
바라산자연휴양림. 사진=의왕시

◇"주말 가족과 함께 특별한 체험을" 의왕 바라산 휴양림&왕송호수 레일바이크
푸르름이 짙어지는 초여름, 의왕시 바라산 자락과 왕송호수가 주말 나들이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바라산 자연휴양림’과 ‘왕송호수 레일바이크’는 숲과 호수를 배경으로 자연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대표 힐링 명소다.

바라산 자연휴양림은 해발 400m 남짓한 바라산에 조성된 숲속 쉼터로, 편백·참나무 숲길을 따라 산책로와 숲속 놀이터, 야영장, 숲 해설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산림욕과 트레킹을 동시에 즐기려는 가족 단위와 중장년층에게 인기다.

왕송호수 전경. 사진=의왕시
왕송호수 전경. 사진=의왕시

휴양림 인근에는 왕송호수 레일바이크가 색다른 즐거움을 더한다. 총 길이 4.3km 구간을 순환하는 레일바이크는 왕송호수 위를 한 바퀴 돌며 철길 위에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도심 속에서 자연과 속도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색 체험이다.

레일바이크 탑승장에는 야외 카페, 전망 포토존, 조류생태과학관 등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하루 코스로도 손색없다. 특히 주말과 공휴일에는 사전 예약이 필수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의왕시는 올여름 성수기를 맞아 왕송호수 일대에 ‘호수 음악회’, 어린이 자연체험교실, 플리마켓 등 계절 행사도 준비하고 있어 휴식과 체험이 어우러진 복합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관람객 접근성도 뛰어나다. 의왕역과 레일바이크는 도보 10분 거리이며, 바라산 휴양림도 대중교통과 차량 모두 용이하게 이동 가능하다.

남양주 물의정원 꽃양귀비 초화단지. 사진=남양주시
남양주 물의정원 꽃양귀비 초화단지. 사진=남양주시

◇"제철 양귀비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세요" 남양주 물의정원
남양주시의 명소 중 한 곳으로 북한강 자전거길을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물의정원은 지난 2012년 한강 살리기 사업으로 조성한 수변공원이다. 자연과의 소통으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치유하는 자연 친화적 휴식공간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자전거 여행객들의 쉼터로도 유명하지만,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산책 명소로 알려져 있다.

물의정원 산책길은 ‘강변산책길’, ‘물향기길’, ‘물빛길’, ‘물마음길’ 총 4코스로 이뤄져 있다. 이 중 ‘강변산책길’은 물의정원을 대표하는 산책길로 뱃나들이교를 건너면 액자뷰 포토존에서 멋진 풍경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특히 이맘때쯤 개화해 북한강변을 메우는 꽃양귀비 군락이 강렬한 색감과 압도적 규모로 보는 사람을 매료시킨다. 지난해 남양주시는 파종 시기 조절, 관수시설 설치·운영, 경운작업 등 다각적인 방안을 통해 물의공원의 꽃양귀비가 만개하도록 역량을 쏟은바 올해 개화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조명이 설치된 물의정원 뱃나들이교. 사진=남양주시
조명이 설치된 물의정원 뱃나들이교. 사진=남양주시

특히 지난 4월 30일에는 물의정원 야간경관 조성 사업을 준공, 광원 부족으로 인한 안전 문제와 야간 시간대 볼거리 부족 등의 개선점을 충족했다. 뱃나들이교에 특색 있는 조명을 설치해 시각적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산책로와 파고라에 조명을 더해 야간에도 쾌적한 보행과 휴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수목과 전망대에는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조화를 고려한 조명을 배치해 자연스러운 야경을 연출했다.

접근성은 더없이 훌륭하다. 경의중앙선 운길산역 1번 출구에서 700m 떨어져 있어 도보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자차 이용 시에도 무료주차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공원 입장 또한 무료다.

안성 석남사 경내. 사진=석남사 공식 홈페이지
안성 석남사 경내. 사진=석남사 공식 홈페이지

◇"2025년, 남은 한 해도 건강하게" 안성 석남사
통일신라 시대인 680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 석남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구 본사 용주사의 말사다. ‘서운산 남쪽 기슭에는 청룡사가, 그 너머 동북쪽 기슭에 석남사가 있다’라고 할 정도로 안성을 대표하는 사찰 중 하나인 석남사는 당시 수백 명의 참선승이 머물렀던 수행도량으로 전해진다.

대표 문화재로는 영산전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08호인 대웅전, 향토유적 제11호인 고려시대 오층석탑 2기가 있고, 절 입구에 향토유적 제28호인 석종형 부도 2기가 있다. 절 왼쪽 등산로를 오르면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09호로 지정된 마애여래불상이 있다. 또한 계단식으로 3단의 축대를 쌓아 대웅전과 영산전, 한 채뿐인 요사채가 있는데 그 주위에 있는 넓은 공터를 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개최된 제7회 석남사 산사음악회에서 소원풍등을 날리는 행사가 진행됐다. 사진=안성시
지난해 7월 개최된 제7회 석남사 산사음악회에서 소원풍등을 날리는 행사가 진행됐다. 사진=안성시

승방골, 험한골, 대밭골, 방아골 등 열두 굽이로 흐르는 석남계곡은 여름이면 짙푸른 녹음이 우거져 주변 경관이 시원하다는 평이다. 2016년부터 2017년 방영된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에서 공유가 동생 김선과 왕여의 이름을 적은 풍등을 날리던 사찰이 이곳으로, 2024년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에서도 다시금 촬영지로 선택되며 ‘방송국이 인정한 로케이션’으로 떠올랐다.

이곳에서는 드라마 속 공유처럼 소원풍등을 날리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각자가 품은 여러 가지 소망들을 적어 하늘로 날려 보내며 몽글몽글한 감성을 한가득 챙길 수 있다. 아직 6개월이나 남은 2025년,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금북정맥의 아름다운 서운산에 올라 마음을 경건하게 씻는 계기를 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정영식·최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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