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치러지는 민선 9기 인천 연수구청장 선거 구도가 궁금하면 현직이자 3선을 노리는 이재호 구청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된다.

거침없는 언변으로 유명한 이 구청장이 평소 ‘대립각’을 세워온 인사를 보면, 우연인지 필연인지 내년 선거 출마 예정자인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김국환(더불어민주당·연수구가) 연수구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구청장과 김 의원은 구의회 본회의장 등에서 예산 편성, 지역 소상공인 지원, 조직개편 같은 구정 현안을 놓고 여러 차례 설전을 벌여왔다.

가령 김 의원이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연수구의 개인사업자 폐업률이 높다고 지적하자 이 구청장은 "연수구 창업률은 최고 수준이다. 어느 한 부분만 들춰내 마치 연수구가 경제하기 어려운 도시인 것처럼 비치게 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제8대 인천시의원 등을 지냈고 박찬대(민주당·연수구갑) 국회의원 측근으로 꼽히는 김 의원은 내년 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인 이 구청장에 맞설 유력한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재호, 김국환과 지역현안 설전과

같은당 정해권도 시의회 예산 갈등

대립각 인사들 구청장 출마 하마평

이재호 구청장과 같은 정당(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도 예외일 수 없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인천시의회에서 구 주요 사업인 ‘연수한마음공원’(구 선학어반포레스트) 관련 예산 66억5천만 원이 전액 삭감되자 "연수구 소속 시의원이 5명이나 되는데 어디에 있었는지 묻고 싶다. 시의회를 다 바꿔버려야 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는데 그 중심에 정해권(국민의힘·연수구1) 시의회 의장이 있었다.

의장까지 올랐지만 아직 초선 시의원인 만큼 시의회 활동을 더 이어갈 가능성도 있지만 한편에선 연수구청장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구청장과 직접 충돌한 건 아니지만 민주당 소속인 김희철 전 인천시의원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구청장은 올 초부터 정일영(민주당·연수구을) 국회의원과 ‘송도 분구’ 문제를 놓고 격렬한 논쟁을 펼치고 있는데 김 전 시의원이 바로 정 의원 보좌관 출신의 측근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직을 사퇴하고 연수구청장에 도전했던 김 전 시의원은 이번에는 꼭 당내 경선을 넘어 본선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연수구청장 자리를 놓고 이 구청장과 3번이나 맞붙어 1승 2패를 기록 중인 고남석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도 유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고 위원장은 최근 연수구청장보다 인천시장 차기 선거에 더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현직 국회의원 등과 경쟁이 불가피해 고민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구청장과 세 차례 붙은 고남석도

4번째 매치 당내 경쟁부터 뚫어야

지역 활동해 온 민현주 출마 저울질

공병건·백대용도 도전 가능성 솔솔

그외 예상 후보로는 연수구를 기반으로 중앙 및 지역 정치활동을 해온 인사가 대거 거론된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연수구 갑·을 선거구에 나섰던 정승연 연수구갑 당협위원장과 김기흥 연수구을 당협위원장, 그리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민현주 전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연수구청장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대선에서 선거운동에 참여하거나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등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온 만큼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떻게든 활로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역시 지난 총선에서 연수구 갑·을 선거구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각각 등록했다가 고배를 들었던 공병건 전 인천시의원과 백대용 변호사도 도전 가능성이 있는 인사로 꼽힌다.

이재호 구청장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망라한 다수의 경쟁자에 맞서 민선 8기 주요 성과를 강조하며 3선 도전의 명분을 쌓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30일 진행한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민선 8기 출범 당시 연수구는 중대한 재정 위기를 안고 있었지만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며 재정 혁신을 통한 구정 정상화를 이뤄냈다"며 "송도 8공구 복합문화센터, 청소년수련관, 승기천 안정화 사업 등 총 515억 원의 외부 재원을 끌어낸 재정 성과는 대한민국 기초지자체 역사에 남을 이정표"라고 밝혔다.

고동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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