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도 배우고 있는 우리 새마을운동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MZ’, 청년 세대들이 활동의 중심이 돼야 합니다."

1970년대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 아래 한국 사회에 펼쳐졌던 새마을운동. 농촌 계몽과 빈곤 퇴치가 주목적이었던 새마을운동은 도시화가 이뤄진 현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

김광림 제27대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15일 성남시의 새마을운동중앙회관에서 중부일보 취재진과 만나, ‘2025 새마을글로벌협력국 장관회의 및 지구촌새마을지도자회의’를 언급하며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를 설명했다.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사진=임채운기자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사진=임채운기자

◇세계로 뻗어가는 새마을운동

16일부터 오는 19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새마을글로벌협력국 장관회의 및 지구촌새마을지도자회의는 새마을운동의 역사성과 현대적 가치를 알리고, 세계 무대에서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행정안전부와 경상북도가 주최,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주관한다.

지난해에는 성남에서 새마을글로벌협력국 장관회의 및 지구촌새마을지도자회의가 열려, 46개국 새마을담당 국장과 SGL(새마을운동글로벌리그) 대표단, 주한대사 등 2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 회장은 “올해는 경주에서 국가별로 지구촌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사례를 확인하고, 청년들의 장기 해외 파견과 관련한 논의를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SNS를 통해 각국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리는 내용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촌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은 국가의 지역 발전과 자립 의지 구축을 목표로, 해외 현지에서 새마을운동을 실시하는 내용이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수요와 확산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국가별·마을별·사업연차별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지구촌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현재 라오스, 키르기스스탄, 캄보디아, 타지키스탄, 동티모르, 피지, 파푸아뉴기니,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우간다, 부룬디, 잠비아, 탄자니아 등 총 11개국 56개 마을에서 추진되고 있다.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사진=임채운기자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사진=임채운기자

◇“MZ 잡아라”… 동아리 등 지원

올해로 제창 55주년을 맞이한 새마을운동 역시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사회 흐름 속에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김 회장은 새마을운동을 현대사회에 접목하고, 미래사회로 나아갈 동력을 확보하는 과정에 MZ(밀레니얼+Z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김 회장은 “새마을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배고픔 문제를 해결하고, 농촌의 일자리 소득 수준을 높이고,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했지만 지금은 기후 변화에 대한 걱정, 탄소 배출, 농촌 소멸과 같은 것들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또 현재 180만 명에 달하는 새마을운동 회원이 50~60대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1970년에 새마을운동을 했던 40대도 이제는 90대가 돼버린 건데, 청년 세대들이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새마을운동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새마을운동의 구호는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라면서 “새마을운동도 과거 전화나 문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미디어, SNS를 활용하는 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해외와도 소통하고 있는 만큼, 미래 세대인 MZ들을 새마을로 많이 모시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전국의 대학들과 업무 협약을 맺는 동시에 대학 내 ‘대학새마을동아리’와 연계하는 식으로 청년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총 74개 대학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으며, 78개의 대학새마을동아리에는 3천660여 명이 속해 있다. 업무 협약의 경우 경기도가 12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고, 대학새마을동아리 회원 수는 부산(634명), 전북(574명), 울산(399명), 대전(331명), 경기(317명) 등 순이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대학새마을동아리 등 청년이 새마을운동의 중심이 돼 활동할 수 있도록 국내외 봉사활동이나 공모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사진=임채운기자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사진=임채운기자

◇봉사 일념으로 10대 과제 수립

1948년에 태어나 올해로 77세인 김 회장은 20대에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가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 현 기획재정부의 뿌리인 경제기획원에서 예산정책과장·예산총괄과장·총무과장 등을 지냈다. 이후 대통령비서실 기획조정비서관, 특허청장, 재정경제부 차관, 세명대학교 총장, 3선 국회의원까지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다.

교사였을 당시 학생들에게 새마을운동 노래를 가르치기도 했다는 그는 공직·정계에 몸 담으면서 새마을운동의 활동을 더욱 자주 접했다. 지난해에는 사회생활의 마지막 3년을 봉사로 채우겠다는 마음으로 새마을운동중앙회장에 입후보해, 같은해 7월 18일 선출됐다.

김 회장은 “나는 새마을과 함께 살았던 세대”라면서 “제일 많이 불렀던 노래 중 하나가 새마을 노래였고, 지역에서 산불이 나거나 태풍, 호우로 인한 피해가 났을 때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것도 새마을운동 회원들이었다”고 회상했다.

회장 당선 당시 “새마을운동의 막중한 역사적 소명을 되새겨 새마을지도자들이 더욱더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던 그는, 2025년도 새마을운동의 10대 과제를 세웠다.

첫 번째 과제는 ‘청년이 앞장서는 새마을운동’으로, 청년과의 접촉면을 넓혀 활동의 내용과 깊이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마련한 두 번째 과제는 ‘새마을운동의 디지털·온라인 전환’이다. 이밖에 ▶연수원 시설 현대화와 운영 개선 ▶지구촌 새마을운동의 확대와 심화 ▶국제협력 기능의 보강과 연대 강화 ▶새마을운동 세계화도 청년 중심으로 ▶새마을운동 1:1 결연 및 후원 사업 도입 ▶새마을조직 점검과 회원 배가 노력 ▶새마을운동에 경(敬) 사상을 ▶녹색·건강·문화 새마을 가꾸기 등의 과제를 수립해 관련 활동을 추진 중이다.

김 회장은 “내가 잘 되고, 내 가족이 잘 되고, 내 마을이 잘 되고, 나라가 잘 되고, 결국 전 세계 나라가 잘 되게끔 하는 것이 새마을운동”이라면서 “아침 일찍 부지런히 일어나고, 남에게 시킬 게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하고, 혼자가 아닌 함께 도우면서 해야 한다는 ‘근면·자조·협동’의 기본정신을 실천하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근면·자조·협동’은 간단하고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것을 실제로 실천해 성공으로까지 이어지게 한 사례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전 세계 208개국 중 200 몇 등에 머물던 나라가 55년 만에 경제, 군사, 스포츠 분야 10위권에 들게 됐고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전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앞으로도 국가 전체의 계획과 같이 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강현수기자·사진=임채운기자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장

1948년 4월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났다. 제1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대통령비서실 기획조정비서관, 특허청장, 재정경제부 차관, 세명대학교 총장, 제18·19·20대 국회의원(경북 안동), 국제퇴계학회 이사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7월 새마을운동중앙회장 제27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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