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양평군 공무원, 조사 받은 당일부터 숨지기 전날까지 유서 작성”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특검의 조사를 받고 숨진 양평군 공무원이 조사를 받은 당일부터 숨지기 전날까지 유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고인이 작성한) 노트 21장 분량의 유서는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작성됐다”고 밝혔다.

50대 양평군 공무원 A씨는 지난 2일 피의자 신분으로 김건희 특검에 출석해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검 조사를 마친 날부터 숨진 채 발견된 10일 전날까지 일자별로 가족들에게 전하는 말 등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초기 수사 과정에서 유족들에게 유서 원본이 아닌 휴대전화 촬영본으로 유서를 보여줬는데, 이에 대해 “미흡한 점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원본 훼손 등을 우려했다는 취지로 그랬다며, 의도적인 이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이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유서를) 휴대전화로 봐서 내용을 충분히 몰랐으므로 사본으로 교부해드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유족으로부터 A씨에 대한 휴대전화 포렌식을 동의받고 관련 절차에 들어갔다.

또한 경찰은 국민의힘이 공개한 A씨의 메모에 대해 이번 사망 사건과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아 별도로 수사 대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해당 메모에는 특검이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의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로 진술할 것을 회유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확보된 21쪽짜리 유서를 통해서도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유서 필적 감정과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A씨는 지난 9일 오후 8시 32분 집으로 귀가한 뒤 다음날인 10일 오전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해당 시간대 A씨의 주거지를 찾은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노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