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은 곱고 무대는 넓고 시선은 길다
마종옥 / 상상미디어 / 168쪽
“외로움 / 아픔 / 고독 / 슬픔 / 다 / 앞지르는 것이다” 본문 ‘사랑한다는 거’ 중에서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한 폭의 그림, 영화의 한 장면으로 그려낸 마종옥 시인의 네 번째 시 모음집이 출간됐다.
저자는 2011년 등단 이후 다수의 수상과 문단 활동으로 호평 받아온 작가로, 자연과 인간, 삶에 대한 깊은 사색과 사유를 작품에 녹여내 일상의 찰나를 색다른 시선으로 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6년에 걸친 저자의 침묵과 사색의 값진 열매가 담긴 이 책에는 지친 우리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성찰에 이르게 하는 보석 같은 글들이 담뿍 담겨있다.
보는 순간 익숙한 공감의 감정과 함께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마음 따뜻해지는 74편의 시는 무심한 듯 하지만, 읽는 내내 독자에게 쉽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자음과 모음을 꿰매다가 유심히 관찰해 보니 낱말이 오뚝하고 쓰디쓴 단어 길이에 미끄러지는 언덕이 생기기도 했다”는 저자의 말은 때로는 마음을 둥글게 감싸안고, 어느 때는 가슴을 시리게 하기도 하는 그의 글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단서다.
책에 수록된 ‘만들어진 길’이라는 작품은 저자가 설명한 많은 사랑을 받은 시다. “목표 큰소리로 외쳐 봐 / 작은 소리로 읊어 봐 / 할 수 있다 / 할 수 있다 / 외치면 외칠수록 커지고 / 읊으면 읊을수록 스미어 / 절실하면 절실할수록 / 짙게 / 깊게 박혀 / 길이 열릴 것이거든”이라는 짧고 간결하게 모인 문장들은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친 독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의지를 전한다.
고단한 일상이 버거운이라면 삶에 대한 통찰력과 섬세한 감정이 녹진하게 묻어있는 문장들을 통해 잠시나마 해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준도 기자



AI기자 요약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