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면, 혼자서 모든걸 해결하려 하지 말고 주변의 조언과 도움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음달 창업 3주년을 맞는 스타트업 기업 노이랩을 이끄는 서른세살의 젊은 대표, 황병훈 대표는 자신만의 기술과 아이디어로 창업에 뛰어드는 예비 기업가들에게 이같은 조언을 건넸다.
황 대표는 전문적으로 연구한 사람들만 활용할 수 있다는 ‘뇌 과학’을 일반인들도 건강한 삶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노이랩을 창립했다.
두뇌 및 신체 건강 ‘뇌지컬’을 위한 모바일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노이랩은 지난해 의정부시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2024 의정부 혁신도시 스타트업 챌린지’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의정부시 동부보건소와의 PoC(개념증명) 실증사업을 통해 고령층 대상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창립 이후 3년간 여러번의 파고를 겪었지만 이제는 공공 협력 기반의 실생활 서비스 단계로 도약하고 있는 노이랩의 황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황 대표와의 일문일답.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유가 있다면?
-‘노이’는 ‘뇌’를 풀어서 만든 말로, ‘뇌를 풀어 해석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뇌’에 대한 내용은 어렵고, 전문적이고, 병원에 가야 알 수 있는 것이었다면, 보통의 사람들도 병원에 가기 전에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제공하고자 창립한 회사가 노이랩이다.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2명과 함께 창립한 회사로, 지난 2022년 11월에 창립해 곧 3주년을 앞두고 있다.
개인적으로 대학 학부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하고, 석사과정에서 뇌과학을 연구했다. 나 또한 뇌에 대해 어렵고 의사들만 다룰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었는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일반인들도 충분히 뇌의 신호를 해석할 수 있는 기기들이 많이 출시됐다. 하지만 이 기기들이 아직 주로 연구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아쉬워 이를 상용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하게 됐다.
◇솔루션 ‘뇌지컬’은 무엇인가?
-두뇌에 관한 내용이나 기술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뇌지컬’은 쉽게 말하자면 두뇌와 신체 건강에 대한 데이터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솔루션이다. 자신이 평소에 알지 못했던 나의 숨겨진 재능, 이상 건강 정보를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알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ADHD나 젊은 치매, 우울증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예방할 수 있게 되고, 주체적인 ‘스마트 웰니스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는 뇌지컬 생태계를 구축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우리 건강에 이롭게 활용하고자 한다.
뇌와 신체는 연결돼 있다. ‘뇌지컬’은 운동을 하면서 두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머리에 착용하는 뇌혈류 측정기와 별도의 터치 센서들을 활용해 뇌혈류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종합 분석 리포트를 만들어 준다.
기존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야만 받아볼 수 있었던 자료들을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인바디’의 두뇌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프로그램과 기기를 활용해 트레이너와 함께 달리기, 색깔맞추기, 순서기억하기 등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진행하고, 측정된 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먼저 의정부시에서 보건소 및 치매예방센터와 연계해 프로그램을 진행했었고,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소년 스포츠팀과 연계해서 학생 선수들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스포츠영역으로의 확장,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기존에 진행하던 시니어 대상 치매예방 프로그램 등은 보통 지자체나 정부에서 주도하는데, 스타트업으로서는 입찰에 참여하는 조건 자체를 맞추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경콘진과 의정부시의 ‘스타트업 챌린지’가 큰 기회였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
하지만 매번 그런 지원 기회만 노릴 수는 없기 때문에, 스포츠 분야에서 ‘뇌지컬’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됐다.
해외에서는 오래 전부터 스포츠 선수들을 키워 내는데 심리트레이닝, 더 나아가 두뇌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었다. 생각없이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훈련시키는 것으로, 우리나라에는 이런 일을 하는 기업이 전혀 없어서 ‘선수를 데이터로 분석하고 육성하고 싶다’는 수요가 있어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나라 스포츠계에 대해서는 주먹구구, 감에 의존한 선발과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점차 지도자들도 세대가 젊어지고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선수 두뇌트레이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노이랩은 최근 유소년 축구팀 몇 곳과 함께 선수 맞춤형 솔루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기존에 운영하던 시니어 프로그램은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8개 지점의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노이랩의 비전이 있다면?
-최종적으로는 ‘뇌지컬’을 활용한 차세대 피트니스 센터 ‘뇌솔루션 센터’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지금은 트레이너를 현장에 파견하는 형태로 솔루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 자체의 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싶다. 몸과 두뇌를 동시에 단련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 보고 싶다.
3~4년 전만 해도 바디프로필 촬영 열풍이 불면서 몸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웰니스나 웰빙에 대한 관심도 많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때문에 보통의 헬스장보다는 ‘복합 피트니스 센터’가 돼야한다고 보고 있으며, ‘스마트 웰빙’을 키워드로 센터를 만들고 싶다.
또 뇌지컬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져 세대별 건강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돼 MBTI와 같은 하나의 간편 지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모든 사람을 뇌지컬 유형으로 구분할 수는 없겠지만, 병원에서 진단을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한다던지, 기업의 채용이나 인사 배치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MBTI도 예전 심리학에서 사용되던 것인데, 지금처럼 일반인들도 쉽게 쓰는 지표가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뇌지컬이라는 단어가 두뇌 건강뿐만 아니라 자기자신에 대해 더 알아볼 수 있고, 삶이 나아가야하는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며, 타인을 이해하는데 기초가 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새롭게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한마디?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을 하게 된 계기를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겨울에 눈이 소복히 쌓이면 누군가 치워놓은 안전한 길을 가는 것보다는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가는 걸 재미있어 했다. 그 길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랬다.
스타트업은 일반적인 취업과는 다른 길이다. 경제적 안정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지금의 일에 재미를 느끼면서 하고 있다. 단순히 재미로만 회사를 운영하면 여러가지로 위험하겠지만, 내 꿈과 비전에 대해 도움주시는 분들이 많아 그 흥미를 잃지 않고 잘 가고있다고 생각한다. 경콘진을 비롯해 많은 도움을 주신 기관에 감사할 뿐이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우리 솔루션을 바탕으로 설명하자면, ‘뇌지컬 타입’을 아는 것처럼 자신의 성향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안정적인 직장인이 되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도전하고자 하는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라면 파고가 높고 잦은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들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거친 파고를 해결해 나가는 것에 맞는 뇌지컬 ‘대담한 사자’ 유형이라면 스타트업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창업했다면 모든 문제를 본인 스스로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일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자신의 기술만 믿고 외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다 사라지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항상 주변에 많은 분들이 자신의 도전을 응원하고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고 도움을 받아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
같은 맥락에서 스타트업에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주변 사람은 물론이고 시장과 소비자, 회사 내부에서의 소통을 중요시하면서 회사를 이끌어 나간다면 좋은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 스스로도 이를 깨닫는 데 2년이 걸렸다.



AI기자 요약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