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옥
김경옥

노송지대 꽃길에 앉아
김경옥 / 문학공동체샘물 / 112쪽


만인의 삶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간결한 문체로 전하는 책이 출간됐다.

김경옥 시인의 세 번째 시조집인 이 책은 수원문인협회 부회장으로 지역에서 활발한 문학 활동을 하며 느낀 저자의 소소한 감정과 일상이 조밀하게 담겨있다.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와 지역색이 묻어나는 작품 등을 5부에 나눠 실은 책에는 누구나 담담히 공감할 수 있는 시들이 가득하다.

어린 시절의 향수가 짙게 드러난 작품인 ‘일곱 살 어느날’은 “김해평야 너른 들 옆 낙동강 물길 따라 / 황포돛대 목선 띄운 봄나들이 아득하네 / 강바닥 / 하얀 재첩들 / 손 잡힐 듯 / 깔린 날”이라는 짧은 문장들을 모아 아련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다.

또 ‘서호공원’, ‘나혜석’, ‘화성 행궁’ 등 키워드를 통해 수원에서 문인으로 활동하는 작가의 지역적 배경을 짙게 드러낸다.

“머리맡이 수런수런 점점 더 환해집니다 / 꽃들이 저 혼자 물수제비 뜨나 봅니다 / 왕벚꽃 남몰래 톡톡 동그라미 그리며”라는 문장으로 봄날의 풍경을 그린 ‘서호공원, 봄밤’이라는 작품에서는 계절감과 동시에 지역 풍경을 바라보는 저자의 여유로운 시점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문학인으로서 남도를 여행하며 소회를 정리한 ‘남도 문학기행’, 교사 재직 시절 계절에 대한 감상을 드러낸 ‘12월에 쓰는 편지’ 등도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지친 일상 속 찰나의 여유가 간절한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소한 감정과 일상의 편안함을 건네는 이 책에서 선물 같은 휴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준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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