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60주년 맞아 시집 '아람깨'로 영예
"노인은 없다…50권 집필 목표" 의지 밝혀
사도세자 연구 도전하며 다양한 창작 이어가
“늦은 나이에 큰 상을 받게 돼 쑥스럽습니다. 앞으로도 남은 생 동안 배움을 놓지 않고 끊임 없이 글을 써 나가겠습니다.”
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회가 주최하는 제34회 경기도문학상의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훈동(81) 시인은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수상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등단 60주년을 맞은 김 시인은 올해 발간한 자신의 다섯 번째 시집 ‘아람깨’로 올해 경기도문학상 대상 수상자가 됐다.
‘아람깨’는 충분히 익어서 저절로 떨어진 깨를 의미하는 말로, 산수(傘壽)를 넘긴 김 시인이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그동안 아람깨와 같은 삶을 살아왔는가를 생각하며 쓴 시다.
김 시인은 지난 1965년 시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1967년 첫 시집 ‘우심’(雨心)을 시작으로 ‘아람깨’까지 총 다섯 권의 시집을 내며 꾸준히 시를 지어 왔다.
‘시인’에 대해 김 시인은 ‘무한한 꿈을 꾸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또 시인이 지어내는 시는 ‘다름을 발견하는 문학’이라고 설명한다.
무한한 꿈을 꿀 수 있는 시의 세계에 일찌기 발을 들여 놓은 것을 감사한다는 김 시인은 “시는 제게 반려자와 같은 것이었다”며 “외로울 때 시를 생각하고, 피곤할 때 시를 읽고, 괴로울 때 시를 썼다. 언제나 시가 저를 격려했다”고 회상했다.
김 시인은 시를 짓는 시인일 뿐만 아니라 시인을 꿈꾸고, 시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문학 이론서 ‘탐구하고 터득한 글쓰기 세계’, ‘시적인 삶을 이끄는 시심방’ 등을 자신의 경험을 담아 발간하기도 했다.
수원 토박이인 김 시인은 시 외에도 지역의 역사의 문화에도 큰 관심을 갖고 수원 화성과 정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펴내기도 했고, ‘수원환타지아’, ‘수원아리랑’ 등을 작시하기도 했다.
한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글쓰기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김 시인은 “문학 세계도 다양성을 가져야 더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내가 살고, 나고, 자란 도시의 공기와 같이 다양한 분야를 흡수하고 서로가 공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협대학 교수,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을 거쳐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을 역임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면서도 수원문인협회 회장, 수원예총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등 예술인으로써도 활동했던 김 시인은 현재도 한국예총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나이가 무색한 노익장을 과시하며 현역 예술인으로 활동 중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김 시인은 “‘노인은 없다’는 신념으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며 “젊은 날 500권의 저술을 남긴 다산 정약용 평전을 읽고 감명받았다. 저도 죽을 때까지 배움을 이어가면서 50권의 책을 남기고자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최근 김 시인은 뒤주 속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사도세자’에 대한 책을 준비 중이다. 이 또한 수원지역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정조가 수원 화성을 축조하게 된 이유가 사도세자의 묘가 서울 배봉산에서 수원의 화산으로 천장(遷葬)됐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집필을 시작했다.
김 시인은 “정신병자였다는 등의 사도세자 이미지는 영조가 모든 자료를 없애버렸고, 때문에 부족한 자료로 연구가 되다보니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세자로서 14년을 대리청정했던 인물인데, 과연 정신병자였는가 하는 의문에서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추론하고, 이야기를 들으며 즐겁게 글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시인은 시를 사랑하고, 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건넸다. 김 시인은 “모방이 곧 창작의 시작이다. 많은 시인들의 작품을 읽고, 또 다른 분야의 글들도 많이 읽으면서 자신의 시야와 작품세계를 넓혀가야 한다”며 “저 또한 스스로 계속해서 바쁘게, 또 즐겁게 배우며 계속해서 글을 써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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