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주택재개발 공사 한창
공사장 사이에 마련된 임시보행로
진동·굉음 들릴 때마다 발걸음 재촉
인근 광명북초·중·고 학생들도 통행
학부모들 불안… 타 학교 배정 의견도

지난 17일 오후 광명시 철산동 현충지하차도 공사장 사이의 보행로를 통해 초등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최진규기자
지난 17일 오후 광명시 철산동 현충지하차도 공사장 사이의 보행로를 통해 초등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최진규기자

“공사장에서 쾅 하는 소리가 날 때마다 지진 난 것처럼 무서워요.”

지난 17일 오후 3시께 광명시 철산동 광명동초등학교 교문 앞. 이 학교에 재학 중인 A(10)양은 이같이 말하며 공사장 사이로 자리잡은 가파른 보행로로 향했다.

A양이 하교하는 보행로 양쪽으로는 지하차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땅을 울리는 진동과 굉음이 들릴 때마다, 놀란 A양은 어깨를 움츠리며 함께 하교하는 학생의 팔을 꼭 붙잡고선 발걸음을 재촉했다.

광명동초 학생들의 험난한 통학로는 교문 바로 앞의 지하차도 공사현장을 지나 주택재개발 공사 현장으로 이어진다. 신호등조차 작동하지 않는 횡단보도에선 어린아이들이 덤프트럭과 레미콘 사이로 손을 들고 조심스레 길을 건너기 일쑤였다.

18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초등학생들의 아슬아슬한 통학로는 광명시 철산동 일대의 정비사업이 시작된 올해 3월께부터 문제가 제기돼 왔다. 하지만 공사 기간 탓에 앞으로 1~2년여 동안은 현 상태가 유지될 전망이다.

현충지하차도 공사의 완공 예정시기는 2026년 9월이며, 5R구역 주택재개발 공사는 2027년 6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공사장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마련된 임시보행로는 광명동초 학생들을 비롯해 인근의 광명북초·중·고등학교 학생들 또한 매일같이 통행하는 구간이다.

지난 17일 오후 광명시 철산동 현충지하차도 공사현장에 임시로 마련된 보행자 통로로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최진규기자
지난 17일 오후 광명시 철산동 현충지하차도 공사현장에 임시로 마련된 보행자 통로로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최진규기자

특히 다음 달과 내년 1월에 공사 현장 주변의 아파트 단지에 대규모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이곳을 이용하는 보행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새로 입주를 준비하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연일 공사가 진행되는 현장에 인접한 통학로로 아이들을 보내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곳 통행로를 지나지 않는 다른 학교로 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자 광명시는 지난 7월부터 초등학교 앞 도로를 보행자 전용으로 전환해 공사 차량의 통행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했음에도 공사장 사이 통행로 이용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이곳 등하굣길 현장에서 통학 안전을 돕는 시니어클럽 근로자 B씨는 “보행자 전용도로에 공사장 차량이 진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신호등이 없어 반드시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명시·시의회·교육청과 해당 초등학교 교직원·학부모 등 관계자들은 지난 17일 해당 통학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충지하차도 시공사인 GS건설 관계자는 “가설통로에 지붕·야간조명 설치, 오토바이 통행 차단 등 주민 민원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의견대로 완공 이후 녹지 위에 보행자 전용통로를 마련해 광명동초 통학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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