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재단 성남작가조명전Ⅲ
30년간 17세기 바로크 회화 기반
작가 조형 언어 연작 시리즈 전시
한쪽 벽면 채운 '고요한 움직임'
전시장 한편 오브제 등 작품 다채

정보영 작가 개인전 ‘그림 속의 그림’ 포스터. 사진=성남문화재단
정보영 작가 개인전 ‘그림 속의 그림’ 포스터. 사진=성남문화재단

동시대 한국 구상회화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정보영 작가의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전시가 성남에서 열리고 있다.

성남문화재단은 다음 달 21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2025 성남작가조명전Ⅲ 정보영 ‘그림 속의 그림: The Picture within The Pictur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3차원의 세계를 2차원 평면에 재현하는 매체로서의 회화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 제목 ‘그림 속의 그림’은 바로크 회화를 비롯한 고전 회화에 등장하는 화면구도 형식을 일컫는 말로, 재현 매체인 회화를 조명하는 전시의 의미를 함축한다.

전시를 기획한 박은경 성남큐브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에서는 눈에 보이는 그 너머의 실재와 존재를 그려내는 회화를  탐구해 볼 수 있다”며 “동시대 회화 또한 작가가 선취한 미술사의 맥락을 일부 계승하며 전개되기 때문에, 작품을 감상할 때 회화의 역사와 형식을 이해하면 작품을 더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정 작가의 신작과 대표작 30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정 작가는 지난 30년간 17세기 네덜란드, 바로크 회화의 조형 요소를 기반으로 참조와 변용을 통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확립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수년 동안 전개해 온 연작 시리즈들을 선보인다.

정보영 작가의 작품 ‘어떤 조망 9’. 이준도기자
정보영 작가의 작품 ‘어떤 조망 9’. 이준도기자

전시장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어떤 조망’은 정 작가가 2007년부터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연작 회화로 실재하는 공간에 작가의 상상을 더해 완성한 작품이다. 실재와 환상의 경계에서 공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가늠할 수 있다.
 

정보영 작가의 처녀작 ‘벨라스케스의 아틀리에’. 이준도기자
정보영 작가의 처녀작 ‘벨라스케스의 아틀리에’. 이준도기자

전시장 2층에서 관객을 맞는 ‘벨라스케스의 아틀리에’는 정 작가의 처녀작으로 전시의 큰 맥락을 짚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유일한 정 작가의 파스텔화로 작품에서는 그만의 조형 언어 토대를 살펴볼 수 있다. 신진 시절 17세기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를 표본 작가로 삼아 그의 작품 ‘시녀들’에 주목한 정 작가는 재현의 층위와 회화적 고민을 투영해 자신의 언어 기반을 다졌다.
 

정보영 작가의 연작 ‘고요한 움직임 2~7’. 이준도기자
정보영 작가의 연작 ‘고요한 움직임 2~7’. 이준도기자

한쪽 벽면을 가로질러 채우고 있는 ‘고요한 움직임’ 연작 역시 정 작가의 언어를 밀도 있게 함축한 작품이다. 깊은 밤중에 고개를 돌려 한 미술관을 바라보는 시점을 연속적으로 표현한 작품은 시선에 따른 초점과 빛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묘사한다. 오른쪽, 왼쪽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도 초점에 따라 맥락이 맞는 회화적 언어에서 시선과 빛에 대한 정 작가의 집요한 고뇌를 짐작할 수 있다.

또 전시장 한 편에 놓인 작가의 오브제와 자료들은 그의 회화 형식 구축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사물들로, 신진 작가 시절부터 쌓아온 그의 조형 언어를 심화해 살펴볼 수 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다음 달 5일 전시장에서 기획자와 작가가 참여하는 ‘큐레이터 & 작가와의 대화’를 운영한다. 25명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번 프로그램은 20일부터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을 공지하며, 온라인 예약과 전시실 현장 접수를 병행한다.

정 작가는 “공간, 빛, 대상, 재현 이러한 요소들이 회화의 근본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본질이라는 생각에서 공간과 빛을 다뤄왔다”며 “‘그림 속의 그림’이라고 하면 수수께끼 같은 이미지를 떠올릴 텐데 그림을 보며 무엇이 있는지, 어떤 시간이 흘렀는지,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호기심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준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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