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이 키운 17세 스트리트 워크아웃 유망주, 세계 무대를 향하다
넘어짐과 버팀 끝에 찾은 길… 17세 소년의 단단한 마음가짐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게 꿈입니다.”
동두천시 시민홍보대사 윤경현(17) 군의 포부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15만6천 명, 릴스 최다 조회수 1천500만 회를 기록한 그는 ‘동두천 출신 스트리트 워크아웃(철봉·평행봉을 이용한 맨몸 스포츠) 인플루언서’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청소년부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실력자이자, 오는 12월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와 국내대회를 동시에 준비 중인 차세대 유망주다.
윤 군은 동두천에서 나고 자란 한빛누리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다. 보산역 관광특구, 다양한 지역행사, 미군부대와 함께 형성된 독특한 문화까지, 동두천만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자란 그는 “어릴 적부터 홍보대사가 되고 싶었다”며 실제로 위촉을 받았을 때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스트리트 워크아웃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고도 명확했다.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고, 기술을 익혀가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운동에 빠져들었다. 그는 “처음엔 단순히 특별해지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점점 더 자신을 단련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졌다”고 회상했다.
이 운동이 준 가장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잡히지 않을 것 같아도 끝까지 잡아내는 인내, 넘어설 것인가 혹은 한 번 넘어져볼 것인가를 선택하는 유연함 등 기술 연마 과정에서 얻은 정신력이 일상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윤 군은 “항상 이겨내는 것만 정답은 아니고, 가끔은 넘어져도 된다는 걸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SNS 활동은 우연히 시작됐다. 처음엔 운동 과정을 기록하는 용도였고, 그 때문에 영상 속에 마스크를 쓰고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의 콘텐츠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는 메시지가 쏟아졌고, 그는 자연스럽게 영상을 계속 올리게 됐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해외 선수들로부터 ‘코리안 드래곤 스타일’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윤 군은 “팔로워 수보다 중요한 건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나만의 흐름과 색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래들에게 스트리트 워크아웃은 단순한 묘기가 아닌 ‘자기 자신과의 대화’라고 소개한다. 특별한 장비나 장소가 필요하지 않고, 바(bar)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새로운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점이 이 운동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한다. 특히 한 동작이 완성되는 순간의 성취감은 어떤 운동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윤 군은 자신이 현재 테크닉 부문에서는 높은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지만, 스태틱(정적 동작)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를 단점이 아니라 성장의 방향으로 삼고 있다. 그는 “지금은 반쪽짜리 날개지만, 결국 이 날개를 완성해 더 높이 날고 싶다”고 말했다.
올 12월의 세계대회는 경험을 쌓는 단계로 생각하고 있으며, 내년을 ‘본격적인 도전의 해’로 보고 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기초 가이드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은 만큼, 앞으로 후배들이 좀 더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스트리트 워크아웃이라는 종목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움직임을 통해 감정과 메시지를 전하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는 그의 목표는 운동선수의 영역을 넘어선다. 인터뷰 마지막에서 윤 군은 자신이 남기고 싶은 이미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우화(羽化)하지 못했기에 아름다운 날개. 제 이름 석 자에 그런 이야기가 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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