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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AI 전환기, 박물관의 역할을 묻는다

강명호 경기도자박물관장최근 정부는 국가전략산업으로서 인공지능(AI) 분야의 투자 확대와 관련 인프라 구축을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기업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과 모델 개발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글로벌 기술 기업들 또한 한국을 AI 개발과 실험의 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산업, 의료, 교육, 행정 등 사회 전 영역이 AI를 기반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 공공 문화기관인 박물관 역시 이러한 변화의 바깥에 있을 수 없다. AI는 단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사회적 사고방식과 학습방식,
문화더하기 강명호 2025.11.17 18:51
[문화더하기] 퇴계의 공부

김현철 포천문화원 부원장유학의 캐치프레이즈는 수기치인이다. 사대부란 이름이 대변하듯이 ‘공부를 하고[大夫]’, ‘정치를 하는[士]’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수기와 치인 사이에는 이론과 현실 사이만큼이나 큰 틈이 있었다. 그렇기에 조선조 내내 사대부의 출처(出處)는 민감한 화두였다. 어쩌면 서로 대립될 수 있는 이 두 개의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를 극한까지 추구하는 삶을 살았던 이들로 율곡과 남명을 들 수 있다. 현실 정치와 치열하게 부딪혔던 율곡의 반대편에 성성자를 차고 수신에 몰두했던 남명이 있다.율곡은 직설적이었다.
문화더하기 김현철 2025.10.27 18:52
[문화더하기] 기억 공간 ‘잇~다’

이해균 해움미술관 대표누구나 기억 공간 하나가 있다. 지난한 시절의 적막한 슬픔, 격한 감정의 지뢰를 밟은 실수에 큰 상처를 입은 일, 어느 날 소나기처럼 지나간 불완전한 사랑을 후회가 대신하던 때. 시대도 시절도 순간도, 영광과 상처의 낡은 수첩 같고 묵은 일기장 같은 기억을 남긴다.수원 역전은 과거 어두운 습지가 있었다. 구터미널 근처다. 지나가기 민망한 성매매업소가 길게 이어져 있던 기억을 되 낸 것은, 내가 그곳에서 전시를 하게 되어서다. 수원시는 2021년 5월 보도 위에 떨어진 짓밟힌 은행알처럼 얼룩진 이곳을 과감히 정비
문화더하기 이해균 2025.10.13 18:51
[문화더하기] 서울 아트위크, ‘프리즈 효과’와 공공의 고민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지난 3일, 서울 코엑스에서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키아프 서울(Kiaf Seoul)’이 동시에 막을 올렸다. 2022년부터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서울은 세계 미술시장의 주요 무대로 부상했다. 이른바 ‘프리즈 효과’다. 두 행사가 겹치면서 서울 전역의 미술관과 갤러리, 대안공간들이 앞다투어 전시를 마련하는데, 서울시는 이를 ‘서울 아트위크’라는 공식 브랜드로 묶어내며 도시 전체를 미술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자 한다.올해도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Korea Artist
문화더하기 박남희 2025.09.18 18:51
[문화더하기] K가 만능은 아니다

맑은 공기에 거침없이 쏟아지는 유럽의 강한 햇살이 가득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Rossmarkt 12 광장의 뜨거운 여름에 열렸던 K-로드 행사에서 한글캘리그라피 퍼포먼스를 했다. K-pop 가수의 오프닝무대에 이어 행사 오픈을 알리는 작지만 확실한 한글캘리그라피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태권도 팀의 시범공연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행사에 참석한 구름 같았던 독일관객들의 모습에서 격세지감을 다시 한 번 느꼈다.K로 표현되는 한국문화는 이제 K-pop, K-food를 넘어 K-방산, K-조선 등등의 산업계까지 영향을 주고 기세를 높이고 있는 상황
문화더하기 유현덕 2025.09.08 18:51
[문화더하기] 눈에 보이는 복원 너머, 진짜 역사를 복원해야 한다

강명호 경기도자박물관장얼마 전,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과 파미르고원을 답사하는 기회를 가졌다. 마르코 폴로의 여정과 실크로드의 흔적을 좇는 이 여정은, 한국인에게는 특히 남다른 의미가 있다. 혜초 스님이 8세기 무렵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불교문명을 기록한 ‘왕오천축국전’의 귀국 경로가 바로 이 지역을 통과하기 때문이다.이 지역에는 실크로드의 핵심 거점이었던 도시들을 연결하는 축선상에 길목을 지키기 위한 작은 성, 요새들이 존재했다. 주로 돌과 진흙으로 만든 성벽이 인상적인데, 현재 복원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몇 해 전 사진으로 보
문화더하기 강명호 2025.08.21 18:51
[문화더하기] 여름나기 추억

[문화더하기] 여름나기 추억이해균 화가, 해움미술관 대표해마다 여름이면 계곡 물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귓가에 머문다. 환청처럼 쉼 없이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는 내가 살아온 유년 시절의 원초적 음향이다. 연속성만 있다면 여름밤 윗마을에서 들려오는 먼, 개 짖는 소리같이 은은하고 정감 있는 원음이다. 소들이 언덕에서 풀을 떴을 무렵 나는 계곡에서 가재를 잡거나 강아지풀로 만든 물레방아를 걸며 놀았다. 여치가 울어대는 풀숲엔 개금과 망개가 익어가고, 반석에 홀로 누워 푸른 하늘에 핀 뭉게구름을 바라보았다. 손소희의 창포 필 무렵과 발자크의
문화더하기 이해균 2025.07.14 18:51
[문화더하기] 저작권 이야기

[문화 더하기] 저작권 이야기유현덕 한국캘리그래피협회 회장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석촌 호수를 지날 때면 놀이공원과 쇼핑센터가 만들어지던 35년 전 디자인계에서 뜨거운 이슈였던 저작권관련 사건이 생각난다.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캐릭터 제작 당시 발생한 창작자와의 법적다툼은 대한민국 디자이너들에게 저작권이라는 권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대법원의 심판까지 진행되었던 대기업과의 힘겨운 법적다툼 최종결과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패배로 끝났지만 저작권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조차 희미하던 시절에 사회적 관심과 계기가
문화더하기 유현덕 2025.06.09 18:51
[문화더하기] 인공지능 시대, 예술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문화더하기] 인공지능 시대, 예술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다양한 방식으로 삶에 스며들고 있다. 전시를 보거나, 음악을 접할 때 알고리즘에 의해 제공된 데이터와 끊임없이 마주한다. 예술과 AI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AI 창작 도구로 알려진 구글 딥드림(Google Deep Dream)이나 구글 두들 바흐(Google Doodle Bach) 등은 기존의 작품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데 꽤 유용하다. 바야흐로 AI 시대, 예술은 무엇으로
문화더하기 박남희 2025.06.02 18:51
[문화더하기] 팬이 만든 야구 콘텐츠, 또 하나의 ‘야구장’이 되다

[문화더하기] 팬이 만든 야구 콘텐츠, 또 하나의 ‘야구장’이 되다김영은 중앙대 언론학박사한국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경기장을 찾거나 중계를 챙겨보는 것 외에도 유튜브에서 ‘야구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익숙할 것이다. 각 구단이 자체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선수들의 훈련 모습, 비하인드 영상, 팬 이벤트 등 다양한 콘텐츠가 꾸준히 올라온다. 이는 구단과 팬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야구의 재미를 더해주는 중요한 창구다. 그런데 요즘 야구 팬들 사이에서 이 공식 채널 못지않게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가 있다.
문화더하기 김영은 2025.05.26 18:51
[문화더하기] 박물관, 과거를 품고 미래를 여는 문화플랫폼으로

[문화더하기] 박물관, 과거를 품고 미래를 여는 문화플랫폼으로강명호 경기도자박물관장5월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박물관·미술관 주간’이다. 이 시기를 맞아 우리는 박물관의 존재 이유와 앞으로의 방향을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박물관은 인류의 기억을 보존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전통적인 박물관의 주요 기능은 소장품의 수집과 보존, 연구, 전시, 교육이다. 이는 유물의 가치와 맥락을 밝히고, 사회 구성원이 이를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었다.그러나 오늘날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보관하고
문화더하기 강명호 2025.05.19 18:51
[문화더하기] 봄빛, 아버지의 헬륨 풍선

[문화더하기] 봄빛, 아버지의 헬륨 풍선이해균 해움미술관 대표꽃피는 소리처럼 사월이 왔다. 대춘의 기대는 어느새 한바탕 꽃을 피워놓고 도망가 버린 기분이다. 분기 끝에 수강생들이 들려준 어반스케치 이야기를 다시 꺼내 본다.낯선 수원의 새 아파트로 이사 온 김희정 님이 새길을 찾다가 만난 공터 풍경을 연암 일기처럼 신비롭게 담았다."예상치 못한 만남은 더욱 깊이 새겨진다. 이 길이 그런 장소다. 낯설기만 한 도시, 아파트만 빼곡히 고개를 내밀뿐 모든 게 낯설고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다. 염탐하듯 기웃거리는 일이 많아졌다.
문화더하기 이해균 2025.04.07 18:51
[문화더하기] ChatGPT는 쳇이다

[문화더하기] ChatGPT는 쳇이다유현덕 한국캘리그라피협회장인문학의 위기라고도 하고 인간이 보유한 직업의 소멸 위기라고도 하며 AI의 지배가 이미 시작되었다며 호들갑이다. 전화기가 발명되었을 때 파발마들과 보부상들도 지금처럼 난리들을 쳤을 것이다. 전자계산기가 보편적으로 보급이 될 즈음 수많은 동네 주산학원은 문을 닫았다. 톡이라는 기능이 소개되었을 때 기존의 문자서비스를 가지고 있던 통신회사들은 거품을 물며 사활이 걸린 문제라 떠들어댔다. 그 통신사들 지금은 멀쩡하게 더 큰 규모로 떼돈을 벌고 있다. 요즘 식당에 가면 일하는 종
문화더하기 유현덕 2025.03.03 18:51
[문화더하기] 스마트폰으로 열린 신 구술시대, 자정 시스템이 절실하다

[문화더하기] 스마트폰으로 열린 신 구술시대, 자정 시스템이 절실하다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스마트폰과 함께 살아가는 지구인이 세계 인구의 70%를 넘어섰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2023-2030년)’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2022년 기준 전 세계 55억 명이 사용하고, 2030년에는 그 시장규모가 7천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상의 매 순간을 함께하는 스마트폰은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눈과 귀를 쉴새 없이 열게 할 뿐 아니라, 정신과 신체를 쉴새없이 움직이게 한다.
문화더하기 박남희 2025.02.24 18:51
[문화더하기] 베리어프리, ‘문화 민주화’의 첫 걸음

[문화더하기] 베리어프리, ‘문화 민주화’의 첫 걸음강명호 경기도자박물관장2022년 프라하 ICOM 총회에서 채택된 박물관 정의는 "포용적이며,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며… 사회발전을 위해 문을 열고"라고 적시했다. 새로운 정의에서 강조되는 ‘포용(inclusion)’과 ‘사회적 발전을 위한 협력’은 박물관이 물리적·심리적·경제적 장벽을 허무는 데 적극 나설 것을 시사하며 박물관의 사회적 책무로서 ‘베리어프리’(Barrier-Free)가 논의됐다.베리어프리는 단순히 출입문 앞의 턱을 제거하는 물리적 조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
문화더하기 강명호 2025.02.10 18:46
[문화더하기]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세 가지 에너지

[문화더하기]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세 가지 에너지김현철 포천문화원 부원장최근 기성세대들이 다음 세대들과의 대화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서로의 마음을 접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자동차를 움직이는 에너지로는 휘발유·경유·전기·수소 등이 있다. 이들 에너지원이 공급되면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움직이는 에너지는 무엇일까?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그리고 비타민과 무기염류? 이것은 인간의 몸을 움직이게
문화더하기 김현철 2025.01.13 17:00
[문화더하기] 한해를 지나며

[문화 더하기] 한해를 지나며이해균 해움미술관 대표연말이 다가올수록 마음 한쪽이 소슬하다. 크리스마스카드 그리기를 어반스케치 수강생들과 함께했다. 카드엔 필수 항목을 넣었다. To와 From, 그리고 한 해 동안 고마웠던 분 또는 가장 미안했던 분을 상기하는 멘트를 넣는 것이다. 처음엔 남편과 아내에게 쓰는 것을 쑥스러워했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은 가족임을 인식했다.‘핑크공주 울 딸! 너의 찬란한 젊은 시절을 응원해,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라고 쓴 분, ‘남편! 지금처럼 잘 싸우고 잘 화해하며 건강하게 여생을 함께 보내자. 친애하는
문화더하기 이해균 2024.12.30 18:24
[문화더하기] 미술관에 찾아온 나비 떼

[문화더하기] 미술관에 찾아온 나비 떼전승보 경기도미술관장 미술관 앞마당에 늘어선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런 나비 떼들은 정말 오랜만이야." 여기저기서 중년의 방문객들은 이구동성의 감탄사와 함께 연신 사진을 찍었다. 꽃보다 높지도, 낮지도 않게 날아다니는 나비들은 만개한 개망초 꽃밭 속에 파묻혀 수백수천 개의 하얀 점으로 일렁거렸다. 지난 늦봄, 미술관을 둘러싼 공원의 일부분에 잡초들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키워 본 결과다. 직원들과 방문객들은 잡초들이 우거지면서 만들어진 이색적인 풍경과 뜻하지 않게 맞이한 나
문화더하기 전승보 2024.12.02 16:50
[문화더하기] 두 얼굴

[문화더하기] 두 얼굴김현탁 한국현대문학연구소장심리학은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달리 말하면 인간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 사회라는 테두리 속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며 살아간다. 그것은 바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외향에서 보이는 미적 얼굴과 내면에 잠재된 내적 얼굴이 있다. 이 두 얼굴이 행동과 표현에 따라 이미지를 형성하고 그것이 일관된 형태로 나타날 때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의식을 이미지즘이라고 한다.이러한 이미지의 형태는 인간의 역사가 존재하는 한,
문화더하기 김현탁 2024.11.25 18:21
[문화더하기] 한글가족

[문화 더하기] 한글가족유현덕 한국캘리그라피협회장모스크바, 미국 엘에이, 네팔 카트만두,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아랍에미리트 샤르자, 아제르바이잔 흐르달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쿠웨이트, 울란우데…. 2024년 한국캘리그라피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 세종학당과의 협업으로 한글캘리그라피 강의가 이뤄졌던 국가와 장소다. 울란우데는 11월 20일부터 강의가 이뤄지는 장소로 협회 부회장인 지온작가가 맡아 힘든 여정을 앞두고 있다. 힘든 여정이라 표현했지만 그 표현만으로 부족하기
문화더하기 유현덕 2024.11.18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