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붕 교수. 디지털 분야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익히 들어봤을 이름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에서 기계공학과를 맡고 있지만 디지털 변화와 AI 발전을 연구하며 더 많이 알려졌다. 특히 스마트폰 문명을 분석한 책 ‘포노 사피엔스’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이 분야의 셀럽으로 떠올랐다. 최 교수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유용한 도구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금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 교수를 만나 AI 시대 인간의 역할과 미래 변화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기계공학을 전공하셨는데 디지털 문명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기계공학을 공부하면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연구했다. 캐나다 워털루 대학 유학 시절, 인터넷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환경을 경험하면서 디지털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의 미래 제품 연구를 수행하면서 인간과 디지털 기술의 접점을 탐구하게 됐다."
-디지털 문명을 연구하면서 ‘포노 사피엔스’와 ‘AI 사피엔스’를 저술했는데.
"스마트폰이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점을 연구했다. 2014년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이제 스마트폰 없이는 인류가 살 수 없다’는 개념을 발표했고, 이후 많은 기업과 기관에서 미래 사회에 대한 강연을 요청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포노 사피엔스’라는 책을 출간했고, 최근에는 'AI 사피엔스'를 통해 AI 시대의 변화를 분석했다."
-AI 시대에 인간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
"AI는 ‘개인 비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궁금한 것을 알려주고, 복잡한 업무도 맡길 수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인간 생활 방식이 크게 변화했듯, AI도 같은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AI를 단순한 위협으로 보지 말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차별점을 만드는 것이다."
-향후 10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나.
"향후 10년 동안 AI는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AI 에이전트’가 생활 속에 깊이 들어올 것이다. AI 에이전트란 인간의 삶을 돕는 디지털 비서 역할을 하는 AI 시스템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냉장고와 연동된 AI가 ‘냉장고 안에 어떤 식재료가 남아 있는지’를 분석하고 자동으로 필요한 식재료를 주문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또 AI가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질병 예방과 치료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와 로봇도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10년 후면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어 교통사고가 감소하고, 이동이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또한 돌봄 로봇이 노인과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고, 가사 노동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10년, 20년 후면 AI가 인간 역할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거란 얘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 ‘터미네이터’ 같은 시나리오를 떠올리며 AI가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AI는 자율적인 의지나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AI가 인간을 멸종시킨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SF 영화 속 이야기일 뿐이다.
또한 AI는 철저히 인간의 감시와 통제 아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부적절하게 활용할 경우 엄청난 소송과 벌금을 감수해야한다. 또한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데이터를 통제하고 AI를 검열하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우리나라는 AI 시대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나.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AI 반도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기업들이 생성형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20년 전부터 생성형 AI 연구를 진행해 왔고, 독자적인 데이터 주권을 갖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이렇게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한 나라는 거의 없다. 한국이 AI 산업에서 ‘세계 3위’ 안에 들어간다면 미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I 시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제는 AI와 공존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기업과 정부는 AI 연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AI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별적으로는 AI를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법을 익히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최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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