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으로 피어난 문화와 휴식의 무대
흉물은 문화공간으로, 방치는 힐링 명소로
문화·여가·체육시설로 다시 태어난 공간들
시민 일상 속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도시’ 실현
가을은 도시의 빛깔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계절이다. 성남시는 올해 유난히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성남의 가을은 단순히 계절의 변화가 아니다. 버려진 공간이 시민의 삶 속으로 돌아오고, 낡은 시설이 문화와 여가의 무대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성남물빛정원과 율동공원 오토캠핑장, 대원공원의 테마공원 개장, 그리고 체육시설 착공까지. 성남은 지금 ‘도시재생과 시민 휴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또 한 번의 계절 변화를 알리고 있다.
◆흉물에서 보물로, 성남물빛정원의 변신
성남시 구미동 옛 하수처리장은 한때 28년간 방치된 ‘도시의 흉물’로 불렸다. 그러나 올해, 이곳은 음악과 예술이 흐르는 문화의 거점 ‘성남물빛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7월 5일, 두물길 산책로 야외무대에서 열린 ‘금난새의 한여름 밤 콘서트’가 서막을 알렸고, 이어 지난 9월 5일에는 정원의 핵심 시설인 ‘성남물빛정원 뮤직홀’이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옛 유입펌프장을 리모델링해 만든 150석 규모의 공연장은 앙상블과 스트링 오케스트라 등 수준 높은 음악을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무대로 변신했다. 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전문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음향과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9월 7일과 8일 양일간 열린 개관 음악회는 뮤직홀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앞으로 이곳은 매주 공연이 이어지는 상설 무대로 운영될 예정이며, 안용헌 기타 리사이틀, 백재은·구민영 성악 듀오, 모스틀리 첼로 페스티벌, 한국페스티벌 앙상블, 벤투스 브라스 퀸텟 등 다양한 무대가 연말까지 줄줄이 마련돼 있다. 초대권은 성남시청 홈페이지 통합예약 시스템을 통해 신청·추첨 방식으로 배부된다.
뮤직홀뿐 아니라 인접한 송풍기동은 카페로, 옥상은 ‘하늘마당’ 전망대로 꾸며졌다. 잔디마당과 음악 산책길은 낮에는 휴식과 산책 공간으로, 밤에는 빛과 음악이 어우러진 문화 무대로 변신한다. 기존 건축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과거의 흔적 위에 새로운 가치를 입힌 이번 재생사업은, 단순한 개발을 넘어 성남의 도시재생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30년 가까이 멈춰 있던 공간이 시민 손으로 다시 태어났다”며 “성남물빛정원이 시민 누구나 걷고 쉬며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도시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2단계 마스터플랜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과 복합문화타운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도심 속 힐링 명소, 율동공원 오토캠핑장
한때 불법 경작지로 방치됐던 율동공원 일대는 이제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도심 속 오토캠핑장이 됐다. 총 2만 6천 734㎡ 부지에 96면의 사이트가 마련됐다. ▶일반 오토캠핑 사이트 44면 ▶두 가족용 대형 사이트 8개소(16면) ▶데크·텐트 복합형 사이트 15면 ▶텐트 사이트 9면 ▶반려견 동반 구역 12면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어린이 놀이터, 반려견 놀이터, 숲체험 공간, 컬러테라피원까지 더해져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진정한 힐링 공간으로 완성됐다.
무엇보다 서울 도심에서 자동차로 15분, 지하철로 30분이면 닿는 뛰어난 접근성이 큰 장점이다. ‘장비 없이 몸만 와도 되는 캠핑장’이라는 별칭답게 샤워장, 취사장, 전기시설도 두루 갖췄다. 이러한 장점으로 주말 예약 경쟁률은 최대 200대 1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운영은 월 2회 온라인·전화 접수를 통해 추첨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상진 시장은 “율동공원 오토캠핑장은 도심 속에서 가족과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이 일상 가까이에서 자연과 여가를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원도심의 재탄생, 대원공원 테마공원
중원구 성남동과 중앙동, 하대원동 전반에 넓게 자리 잡은 대원공원은 전체 면적이 79만㎡가 넘지만, 그동안은 장기간 미조성 부지로 방치되거나 일부는 고물상·골재상 등 혐오시설과 우범지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성남시는 이곳을 ‘도심 속 자연과 여가가 공존하는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본격적인 재탄생을 알리고 있다. 오는 10월 16일 개장식을 통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얼굴을 드러낼 예정이다.
대원공원 조성사업은 2022년 4월 착공해 2025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권역별 특화 시설이 마련된다
성남동 구간에는 유아숲놀이터와 숲속산책길, 전망대 쉼터가 조성되고, 하대원동 구간에는 경관폭포와 잔디마당을 갖춘 특화광장이 들어선다. 또한 중앙동에는 수국공간, 아침정원, 정원산책길 등 사계절 식물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아울러 기존 공원시설도 시민 수요에 맞게 리모델링된다. 주차장이 확장되고 다양한 조명시설이 설치돼 야간 이용이 편리해지며, 다목적 행사와 휴식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이번 대원공원 조성은 단순한 녹지 확충을 넘어, 원도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끄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로서 의미가 크다.
◆체육시설로 거듭나는 제설차량기지와 대장저류지
성남시는 또 다른 공간 재탄생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분당구 정자동 HD현대 옆 제설차량기지 부지를 시민 체육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이 착공에 들어간다. 지난 20년간 제설차량 보관 용도로 쓰이던 이곳은 앞으로 축구장과 테니스장이 들어서는 생활체육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며, 2026년 3월 완공 예정이다.
이 사업은 지난 3월 성남시와 HD현대 간의 업무협약으로 본격화됐다. HD현대가 이전 및 조성 비용을 부담하고 성남시는 시설 관리와 운영을 맡아 지역 주민들이 건강을 증진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신상진 시장은 “제설차량기지가 시민들의 체육시설로 재탄생하는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모범적 사회공헌 사례”라고 평가했다.
주민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대장저류지 체육시설 확충 사업도 오는 10월 착공에 들어간다. 대장동 666번지 일원에 위치한 이 사업은 풋살장 1개소, 농구장 2개소, 다목적광장 등을 조성해 오는 12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랜 기간 저류지로만 활용되던 공간이 생활체육 공간으로 바뀌면서 지역 주민의 건강 증진과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 가을을 물들이는 도시재생의 현장
성남시는 지금 과거의 낡은 공간을 시민을 위한 문화·여가의 장으로 재탄생시키는 ‘도시재생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성남물빛정원의 뮤직홀, 율동공원의 오토캠핑장, 대원공원의 테마공원, 정자동 체육시설, 대장저류지 체육시설까지,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시민과 함께하는 도시’라는 가치가 놓여 있다.
낡은 공간을 허무는 대신 새 가치를 덧입히는 방식, 도심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방식, 그리고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방식은 성남의 도시정책이 지향하는 방향을 잘 보여준다. 성남의 가을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 도시재생의 결실들이 하나둘 꽃피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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