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양 그늘 속에서 시작된 ‘우리 아이는 우리가 키운다’는 신념
미혼모 보호에서 아동·청소년 돌봄, 정신건강 지원까지 확장된 발걸음
성남과 함께 자라며 따뜻한 울타리를 넓혀가는 복지의 길
“복지는 사람을 키우고 따듯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해외 입양이 성행하던 1980년대 후반, 한 사회복지인은 ‘아이를 키우는 것은 사회의 책임’이라는 신념으로 작은 모임을 만들었다. 그 모임은 37년이 지난 지금, 성남시를 대표하는 복지단체 ‘㈔정을심는복지회’로 성장했다. 설립자인 신영수 복지법인 이사장(전 국회의원)은 당시의 발자취와 앞으로의 비전을 이렇게 들려주었다.
신 이사장은 1980년대 후반, 미혼모나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는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그는 “‘우리 아이는 우리가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며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함께 ‘사람사는 정을 심는 모임’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작은 모임에서 출발했지만,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시작된 활동이었다.
초창기 활동은 미혼모와 아이들을 지키는 데 집중됐다. 1988년 서울 종로 창신동에 미혼모 상담실을 열었고, 1991년에는 미혼모자 보호시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이들이 친부모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며 지금까지 230명이 넘는 아이들이 친부모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회적 편견은 컸지만, 아이와 엄마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2004년 성남으로 법인을 옮기면서 활동의 무게 중심은 달라졌다. 단순히 미혼모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복지로 확장한 것이다. 아동·청소년 돌봄, 정신건강 지원, 지역아동센터 운영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고, 명칭도 ‘정을심는복지회’로 바꾸며 성남시민과 함께하는 복지단체로 자리 잡았다.
현재 정을심는복지회는 성남시 다함께돌봄센터와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학습 지원과 정서적 돌봄을 제공하고,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단 활동을 통해 청소년 보호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정신질환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정든집’을 운영하며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찾아내고,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복지를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가족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복지의 울타리를 넓혀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신도시와 구도심이 공존하는 성남의 특성을 언급하며, 다양한 복지 수요를 세심하게 살피고 필요한 곳에 손길을 내밀겠다고 다짐했다.
작은 모임에서 출발한 정을심는복지회는 이제 성남시의 대표적인 민간 복지 네트워크로 자리 잡았다. 미혼모 보호에서 시작해 아동·청소년 돌봄, 정신건강 지원까지 확장된 활동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복지’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성남시가 최근 분당에 ‘재건축 지원센터’를 설치하며 도시 재생에 나선 것처럼, 정을심는복지회 역시 지역사회의 변화를 함께 이끌고 있다. 도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복지의 안전망을 촘촘히 짜는 것이 이 단체의 사명이다.
김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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