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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타의 달인 유삼덕 사장이 밀가루 반죽을 직접 손으로 두드려서 면을 뽑아 내고 있다. 최남춘기자/
대문 앞에 간간이 붙어 있는 배달 음식 전단에도 숱한 중국요리점이 많은 요즘 짜장면과 짬뽕이 맛있다는 집은 드물다.

그리고 저마다 수타를 내세워 영업을 하고 있지만 막상 음식을 시켜서 먹어보면 면발의 굵기 차이가 심해 기계식 면발보다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 종합운동장 인근에 위치한 ‘수타의 달인 장강’은 그런 생각을 말끔하게 없애주는 몇 안 되는 맛있는 자장면 집이다. 신선한 재료와 감칠맛이 매력인데다 16살부터 중국음식계에 입문한 유삼덕(69) 사장의 정통 수타를 볼 수 있다.

카운터 옆으로는 유명인사들의 사인이 벽 가득 장식돼 있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집에 다녀갔는지를 증명해 준다.

이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어향동구’, ‘관자볶음’ 등이 한 몫을 한다. 아는 사람만 주문한다는 어향동구는 표고버섯 안에 다진 새우 등으로 만든 소를 채워 튀긴 음식이다. 여기에 마늘을 주로 해서 고춧가루, 간장, 식초, 설탕 등으로 만든 깐풍기 소스를 뿌려 맛을 더했다.

관자볶음은 해삼, 새우, 오징어, 전복 등의 해물을 죽순, 청경채, 양송이 등의 야채와 함께 고추기름에 볶아 요리하는 팔보채와 비슷한 느낌이다. 대하, 관자, 튀긴 누룽지를 넣고 팔보채식으로 볶아낸다. 이 요리는 2010년 안양시 향토 음식 맛자랑 경연대회 장려상을 맡기도 했다.

여기에 시원하고 깔끔한 ‘냉짬뽕’을 먹어도 좋다.

냉짬뽕은 땅콩소스를 곁들여 먹어야 맛이 있는 중국식 냉면과 전혀 다르다. 또 기존 짬뽕과도 다르다. 우선 볶는 것이 아니라 끓인다. 그래서 먹을 경우 입안에서 기름기가돌지 않고 깔끔하다. 닭 육수를 기본으로 해산물과 야채를 넣고 요리한다.

면은 50년 노하우 수타로 뽑아 부드럽고 탄력이 있다.

수타는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두드려서 뽑는 방식으로, 유 사장의 전매특허다. 각종 방송에서 수타 아이템이 필요할 때마다 출연했으며 대학교수로 초빙이 오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근력이 딸리지만 노하우만은 살아 있다. 면의 굵기가 기계식 면발처럼 거의 일정하다.

면이 맛있으니 짜장면과 짬뽕 등 면 요리를 한층 더 살린다.

입에 착착 감기는 수타면과 아삭함이 묻어나는 청경채며 자극적이지 않고 깊은 맛을 낸다. 음식이 나오기 전 먼저 만두가 나왔는데 맛이 좋다. 배달 주문할 때 함께 오는 만두와는 격이 다른 맛. 청량고추가 들어있어 매콤하면서 바삭하고 고소하다.

중국음식점의 대명사인 탕수육 역시 맑고 깔끔한 맛이다. 좋은 기름에 튀긴 듯 담백하고 소스도 부드럽다.

유 사장은 “어린나이에 타지생활을 하며 배운 사람에 대한 애정과 중국요리에 대한 열정으로 살아왔다”며 “아직도 홀을 채운 가족 손님들을 볼 때마다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위치 :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1031-8

문의 : 031-386-8847

현·최남춘기자/face00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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