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개편' 도내 8곳 신설 전망...여야 비례대표들 앞다퉈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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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13일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이 앞다퉈 경기지역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를 골라 ‘셀프 낙하산’한 비례대표 의원들이 여야 공천의 시한폭탄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경기지역 선거구에 출마 의사를 굳혔거나 준비중인 여야 비례대표 의원은 모두 11명이다.

19대 국회의 비례대표 의원이 모두 54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20%가 경기지역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지역의 경우 헌법재판소발(發) 대대적인 ‘지역구 새판짜기’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 지역구 변신을 시도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이 김상민(수원갑), 이운룡(고양 일산동구), 윤명희(이천), 박창식(구리), 이상일(용인을) 등 5명이다. 이중 박창식, 이상일 의원 2명만 현직 당협위원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백군기(용인갑 당협위원장), 김현(안산 단원갑), 은수미(성남 중원), 최민희(남양주) 의원 4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임수경(용인) 의원이 저울질하고 있다. 이중 최민희, 임수경 의원은 신설되는 선거구를 노리고 있다.

정의당은 박원석 의원이 수원 영동(수원정) 사무소를 내고 본격적인 지역구 출마 행보를 시작했다.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의 이처럼 경기지역으로 몰리고 있는 것은 선거구 개편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국회가 헌재 결정에 맞춰 지역구 인구편차를 3대 1에서 2대 1로 낮출 경우 경기지역에서만 최소 8곳의 선거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특별히 연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설이 예상되는 지역구이기도 하고 수도권인 점, 젊은 유권자와 젊은 주부들이 많은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지역 정체성이 약한 탓에 지역 연고가 없어도 당선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점도 비례대표 의원들이 앞다퉈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이유다.

윤명희 의원은 “출생지나 지역연고를 떠나 보탬이 될 수 있는 지역에서 출마하기로 한 것”면서 “농·축업에 전문가로서 농업종사율이 높은 이천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지역구 출마가 쉽지 않은 비례대표 의원들에겐 경기지역이 기회의 땅인 셈이지만, 지역 정치권은 셀프 낙하산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고영인(안산 단원갑) 지역위원장은 “3년 전 낙하산 공천으로 실패한 지역인데 이번에도 지역 기반이 없는 비례대표들이 내려오면 당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비례대표들은 한 번 혜택을 받은 것인 만큼 취약지역에서 출마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양진영·최영지기자/bothcamp@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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