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지역 문화콘텐츠 개발 난항...해결 안될 땐 철거 수순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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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시 녹양동에 위치한 '응답하라 1988' 세트장이 철거위기에 놓였다. 정재훈기자

CJ E&M이 tvn드라마 ‘응답하라1988’ 의정부세트장을 보존하려면 10억원을 지불하라고 의정부시에 요구한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세트장을 활용한 경기북부지역 대표 문화콘테츠 개발을 기대했던 의정부시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19일 경기콘텐츠진흥원 등에 따르면 CJ E&M은 의정부시와 의정부시 녹양동 산89―15 일대 1만2천여㎡ 부지 일부에 대해 사용계약을 맺고 이곳에 드라마 ‘응답하라1988’ 세트장을 조성했다.

사용기간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말까지, 사용료는 매달 1천만원이다.

최근 종영한 해당 드라마는 역대 케이블채널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됐다.

높은 시청률 만큼 촬영지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종영 후 관리가 허술한 틈을 타 해당 세트장을 몰래 들어가 보는 이들도 계속 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의정부시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세를 얻자 해당 세트장을 보존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CJ E&M도 계약만료에 따른 철거계획이 잡혀있지만 시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CJ E&M이 세트장 보존대가로 시에 10억원을 요구하면서 세트장 보존과 함께 기대했던 경기북부지역 대표 문화콘테츠 개발에 빨간불이 켜졌다.

예산난에 시달리고 있는 지자체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사항이기 때문이다.

세트장 보존을 기대했던 시는 이 문제가 최대 고민이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민간위탁 운영자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CJ E&M이 수익에 대한 지분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위탁운영자들 마저도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에만 눈먼 기업경영방침에 막혀 경기북부 대표 문화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는 세트장이 철거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얘기다.

경기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드라마의 인기로 CJ E&M은 막대한 수입을 올렸을텐데 세트장을 팔아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하려 한다”며 “문화콘텐츠를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를 많이 가진 CJ E&M이 세트장에 대해 사회환원 차원에서 지자체와 협의하는 게 필요하다” 고 말했다.

시관계자는 “시의 재정적 어려움도 있고 드라마 세트장의 운영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기업의 요구대로 수억원의 시민 혈세를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 E&M 관계자는 “투자한 비용이 있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 수익을 내야하는 것은 어쩔수 없다”며 “회사가 세트장을 관광지로 운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CJ E&M과 달리 KBS는 지난 2000년 경상북도 문경시에 32억원을 들여 ‘문경새재오픈세트장’을 건립, 지자체에 기부했다.

문경시는 KBS로부터 넘겨받은 세트장을 관광지로 활용해 매년 1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는 등 시 재정에도 큰 도움을 얻고 있다.

정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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