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의료진 소수 장애인 환자진료...치매환자·가족 컨트롤타워 역할도
정신건강 증진·자살예방 허브기관...1년간 1만5천건 상담활동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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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천대 길병원 전경
가천대 길병원이 오는 25일 설립 58주년을 맞는다.

지난 1958년 인천 중구 용동에 산부인과를 개설한 이후 50여년 동안 발전을 거듭해 국내 굴지의 대형 병원으로 성장했다.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산부인과를 운영하던 시절,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보증금 없는 병원’을 운영하고 무료 진료를 해온 일은 그 시절을 추억하는 사람들에게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 총장은 1978년 여의사로서는 최초로 전 재산을 털어 의료법인을 설립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의료법인을 설립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병원이 모든 국민의 병을 치료하는 곳이라면 그것은 개인 소유가 아니라 국가, 국민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 이 같은 그의 신념은 반세기 넘도록 길병원 운영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작용해왔다.

가천대 길병원은 ‘박애, 봉사, 애국’의 설립 이념 실천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사회적 소수자, 약자를 위한 각종 국가 위탁 사업은 대중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최근 개소한 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고, 인천광역치매센터나 정신건강증진센터, 자살예방센터, 해바라기센터 또한 어려움에 처한 소수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는 시설들이다.

이웃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이익을 창출하는 기관은 아니다. 가천대 길병원은 국가와 이웃을 위해 헌신한다는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이러한 시설을 수년째 위탁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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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구강진료센터 환자 진료
-장애인 구강관리를 위한 인천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인천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2013년 보건복지부에서 지정받은 후 시설 준비 및 인력 확충을 거쳐 올해 2월 개소했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장애인들은 일반 치과를 이용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 검사와 치료 시 몸을 움직여서는 안되는데 비장애인에 비해 시간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고, 심지어 치료가 불가능한 일도 발생한다.

1명의 환자라도 더 진료해야 수익이 발생하는 병원 환경에서 병원들은 장애인들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인천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장애인만을 위한 치료시설이다. 안전장치가 부착된 진료 장비와 검사실, 보철물을 단시간에 제작해 치과에 다시 방문하는 횟수를 줄이는 특수 장비, 전신 마취실 등이 갖춰져 있다. 전담 의료진이 하루에 예약된 소수의 장애인 환자만을 치료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진료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문철현 인천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장은 “다른 치과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의료진이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라며 “이익의 창출보다는 지역에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한분 한분께 만족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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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보건센터 캠페인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인천 만들기, 인천광역치매센터

▶가천대 길병원이 보건복지부와 인천시로부터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는 인천광역치매센터는 2013년 12월 개소해 길병원 본관 앞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4층에 위치해 있다.

인천광역치매센터는 지역 사회 중심의 치매 예방과 발견, 치료, 보호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치료는 병원이 담당하지만, 치매는 치료만으로는 관리되지 않는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을 함께 했다.

치매 환자의 10~15% 정도는 잘 치료하면 회복할 수 있으며 노인성 치매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치매는 예방이 불가능한 질병으로 여기거나, 치료해도 소용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

인천광역치매센터장을 맡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연병길 교수는 “치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려 치매를 의심하거나 진단받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혼자서 고민하지 않고 도울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컨트롤 타워역할을 하는 곳이 광역치매센터”라고 설명했다.

연 센터장을 중심으로 전문 소양과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이 치매의 조기 발견과 예방,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 치매 발생 위험요인에 대한 관리 강화, 상담 및 가족지원, 일반인 및 관련 기관 종사자 대상 교육, 홍보, 관련 연구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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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보건자살예방 캠페인
-인천의 정신건강 지킴이, 인천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자살예방센터

▶가천대 길병원은 2008년부터 인천시로부터 인천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와 인천시자살예방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두 센터는 인천시민들의 정신건강 증진 및 자살 예방을 위한 허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센터는 조현병, 우울증 등 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이웃들이 손상된 사회적 기능들을 회복하고 취업 등 사회활동에 복귀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정신건강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검진과 예방활동, 교육 등도 시행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해 3월 인천 최초로 정신장애인 바리스타 카페 ‘꿈앤카페 빛솔’을 개소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정신장애인 직업 재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실직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 자살위험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프로그램 운영으로 시민들이 ‘마음 건강’을 되찾는 데 일조하고 있다.

자살예방센터는 2015년 한해 동안 1만5천건에 달하는 상담활동을 벌였다.

센터장인 정신건강의학과 나경세 교수는 “지난 8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정신건강 안전을 위한 사각지대를 발굴, 지원하고 자살 예방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마음이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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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 성폭력·아동학대 보육교사 교육
-아동의 건강한 웃음을 지켜주는 인천해바라기센터(아동)

▶인천해바라기센터(아동)는 인천지역 19세 미만 아동 및 청소년, 지적장애인을 위한 성폭력 피해아동전담센터다.

아동들이 아픈 상처를 딛고 다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피해아동의 구조, 상담, 치료, 법률 지원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2009년 7월부터 여성가족부와 인천시로부터 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아동 및 지적장애인의 성폭력 피해 발생 시 가장 먼저 의학적 진단과 진료가 필요하고, 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건강한 웃음을 되찾는 데는 상당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의 적극적 지원은 필수적이다.

센터 소장은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가 맡고 있다. 센터는 아동들의 심리적, 신체적 후유증에 대한 정확하고 세심한 평가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치료를 지원하고, 아동과 가족들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지역 내 유관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 및 홍보,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송길호기자/sg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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