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 이사들 직접 출연기금...1명당 10만원 꼴
일부 이사 6년간 고작 6만원

‘280만원.’ 지난해 이천시민장학회 이사장을 제외한 27명의 이사들이 장학기금으로 내놓은 총액이다. 1인당 10만원 꼴이다. 일부 이사의 경우 6년 동안 6만원을 장학기금으로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사이 이천시 장학기금 출연액이 급속히 줄고 있다.

24일 이천시민장학회 등에 따르면 연간 장학금 기부액은 2012년 14억816만원에서 2013년 13억 2천만원, 2014년에는 5억3천343만원, 지난해에는 5억9천941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기부금 5억9천941만원 가운데 이천시가 이처니언(ICHEONians) 장학기금으로 출연한 4억5천만원과 BC카드 수수료 5천448만원, 하이트 진로의 기부금 3천742만원, 오비맥주 2천935만원 등이 전체 기부액의 95%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사·감사 등 총 28명으로 구성 된 장학회 임원 중 전임 이사장이 300여만 원, 이사 3명만 180여만 원을 출연했다. 나머지 이사들은 기부를 하지 않았다.

장학회 관계자는 “일부 이사의 경우 지난 6년간 장학회 이사직을 하면서 6만원을 출연했다”면서 “명함에는 장학회 이사라고 적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립초기에는 이사들이 수 천만원에서 수 백만원을 기부한 적도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더 지급해야하는 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1996년 설립된 이천 장학회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전국 장학회 우수사례로 선정돼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시민 L모씨는 “이사장과 이사들이 사심을 버리고 오로지 이천시 미래를 설계하는 장학 사업을 위해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학회 관계자는 “올해 새로 선출된 이사들이 연간 60만원씩을 출연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면서 “장학재단 설립 목적에 맞게 장학생 선발을 위한 운영규정이나 시스템 등을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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