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순 등저(여성환경연대기획)│시금치│232페이지

최근 한국 사회에는 부와 권력을 거머쥔 1%의 승자들, 또는 승자가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이 연대하고 협력하고 공생하는 인간됨의 가치를 잃어버린 채 사회 도처에서 끔찍하고 반생명적인 사건들얼 끊임없이 일으키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과시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믿었던 근대화와 산업화는 여전히 승승장구하면서 진행 중이다. 한국 사회의 압축적 근대화의 협력자였던 기성세대는 물론 청년들까지 피로감이 전가될 만큼 신자유주의의 기세는 여전하다. 그러나 그 안락한 수혜자가 될 줄 알았던 99%들은 미세먼지로 가득한 회색 도시와 불안과 좌절이라는 문화적 풍토병에 시달리고 있다.

99%의 대다수는 살만한 세상을 위해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야 할까? 그리고 더없이 풍요로운 시대에 우리는 왜 불행할까?

이 책은 여성은 물론 인간과 자연 전체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른 생명위기의 시대에서 다시금 인간과 자연의 ‘삶’을 회복하고자 말하는 실천적 사상 ‘에코페미니즘’에 대해 생명·연대·모성·살림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15인의 저자들은 환경단체나 여성단체의 활동가, 농부, 교수, 연구자, 직장인 등 30대부터 60대까지 제각각 다른 배경과 이력을 가졌고 모두 ‘페미니즘’과 ‘에콜로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공간에서 삶을 일구는 에코페미니스트들이다.

이들은 행복이 물질의 양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과 심플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고 이웃들과 함께 머물수 있는 마을과 다양한 도시공동체를 찾아 나서는 것을 더 이상 유예한다면 신자유주의 아래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한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됐던 ‘여성혐오’ 현상이 보여주듯이 여성을 둘러싼 힘과 위계의 질서, 폭력과 억압이 개발과 발전이라는 미명으로 자연에도 똑같이 가해지는 가부장적 문명을 폭로하고 가부장제를 걷어내려는 에코페미니즘으로 99%가 행복해지는 묘안을 모색하는 여성들의 환경운동과 성찰적 삶의 방향과 가능성을 말한다. 최보윤기자/cby515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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