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정수기 니켈 도금 위해성 논란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최근 얼음정수기 부품에서 니켈 도금이 벗겨져 나오면서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수기품질검사기관을 독립기관으로 지정·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정수기 제조업체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만들어진 조합이 품질검사 기관으로 지정돼 ‘자가인증’을 수행하고 있어서다.

27일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정수기 시장규모는 1조9억500억 원(2014년 기준)에 달하며 올해 2조2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성장세 속에서 최근 국내 정수기 대여 1위 업체인 코웨이의 얼음정수기에서 니켈 성분이 검출된 데 이어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 제품에서도 금속 이물질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있다.

엄명숙 서울소비자시민모임 대표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지 없이 몰래 교체하려 했던 사실 자체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국내 음용수 검사 항목에는 니켈이 포함되지 않고, 문제가 된 정수기 부품의 관리 사각지대가 드러나면서 품질검사기관의 정수기 품질을 검사하는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얼음정수기를 비롯해 온수 기능과 탄산수 제조기능 등을 갖춘 다양한 형태의 정수기가 출시 중이지만 해당 제품들의 안정성을 검사할 기준이 미비하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정수기에는 환경부의 승인을 거쳐 국가통합인증마크(KC 마크)가 부착된다. KC 마크는 정수기의 기준 및 규격에 합격한 정수기에만 부여하는 정부의 유일한 품질인증마크로, 정수기제조업체들이 제조한 정수기공업협동조합이 발행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조합원들의 이해관계를 토대로 운영되는 이익단체가 품질검사 기관으로 지정,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독립적인 인증기관에서 정수기 품질인증관리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수기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품질 인증 대행의 문제라기보다 법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정수기 정수성능 검사 담당 기관인 한국환경수도연구원 관계자는 “정수기의 신제품 출시 때 인증마크 부착 외에도, 사용기간이 지나면 정수기 성능 검사가 보강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남춘기자/baikal@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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