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서 귀가한 지 10일째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매 맞아
20대 철부지 엄마는 보육원에서 잘 생활하고 있는 딸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며 굳이 집으로 데려와 10일째 되는 날부터 학대를 시작했다.
7일 인천 남부경찰서와 인천 모 보육원에 따르면 2012년 태어난 A양은 그해 부모가 이혼하자 아버지와 함께 할머니 밑에서 컸다.
할머니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 올해 4월부터는 인천의 한 보육원에 맡겨졌다.
처음에는 낯을 가렸지만 이내 또래 친구들과도 잘 어울렸다. 굉장히 활발한 편은 아니었지만 밝은 아이였다. 생활지도 선생님들에게도 인사를 잘해 귀여움을 많이받았다.
보육원 생활에 잘 적응할 때쯤인 7월 초 엄마(27)가 찾아왔다.
엄마는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보육원 수녀 선생님에게는 그동안 키워줘서 고맙다며 연신 허리를 굽혔다.
집으로 온 뒤 보육원에서 울음을 터뜨리던 여린 엄마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었다. 10일째 되는 날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매를 맞았다.
주로 말을 잘 듣지 않는다거나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한창 더운 지난달 29일 함께 사는 엄마의 직장동료 아줌마(27·여)와 그의 남자친구인 한 아저씨와 함께 강원도 속초로 여행을 떠났다.
인천의 한 제조공장에서 근무한 엄마는 일 때문에 여행을 같이 가지 못했다.
A양은 이달 1일 오전 8시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에게 혼났다.
"왜 여행 가서 또 오줌을 그렇게 참았어. 참지 말라고 했지. 벽 보고 서 있어"
엄마의 고함에 벽을 보고 40분이나 가만히 서 있었다.
A양은 그때부터 다음 날인 2일 오전까지 온종일 아무것도 먹질 못했다. 밥을 굶은 건 '소변 참는 버릇을 고치겠다'며 엄마가 내린 벌이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엄마가 롯데리아에서 햄버거 세트를 시켜줬다. 아줌마, 아저씨와 함께 허겁지겁 햄버거 하나를 다 먹었다.
A양이 화장실에서 쓰러진 건 그로부터 2시간 가량 지난 당일 오후 1시.
엄마와 함께 양치하던 중이었다. 엄마는 "꾀병을 부린다"며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바닥에 부딪히게 한 뒤 머리, 배, 엉덩이를 발로 걷어찼다.
A양은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던 의식마저 잃었다. 그제야 상황이 심각하다고 생각한 엄마는 119에 신고하고 직접 심폐소생술도 했지만, 딸의 멎은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 못했다.
119 구급대가 집에 도착했을 때 A양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구급차가 오고 소방대원들이 집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한 이웃들에게 아이 엄마는 좀 이상하게 보였다.
병원 응급실 앞에서도 엄마는 스마트폰을 보며 비교적 태연한 모습이었다. 딸을잃은 보통 부모의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엄마의 학대를 당하다가 햄버거로 생애 마지막 식사를 한 A양은 채 피지도 못하고 4일 화장됐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한 B씨의 말대로 "부족한 엄마를 만나" 짧은 생을 마감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육원에서 잘 생활하는 딸을 굳이 데려와 왜 그렇게 때리고 학대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계속 보육원에서 있었으면 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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