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의 성관계 영상을 공개했다 거액 소송에 휘말려 파산한 미국의 가십 매체 '고커 미디어'가 1억3천500만 달러(약 1천483억 원)에 미국 스페인어 방송국 유니비전으로 넘어갔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고커 미디어가 16일(현지시간) 경매를 통해 유니비전에 매각됐다고 보도했다.

경매에는 유니비전 외에 기술·게임 관련 사이트 소유주인 지프 데이비스도 참여했으나 유니비전보다 낮은 금액을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 기자 출신인 닉 덴턴이 2002년 처음 문을 연 고커 미디어는 지난 2012년 호건이 유명 라디오 진행자이자 친한 친구의 부인인 헤더 클렘과 성관계를 가지는 영상을 찍어 공개했다.

이에 호건은 정신적 피해를 이유로 고커 미디어와 닉 덴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지난 3월 1억4천만 달러의 대규모 배상 평결을 받아냈다.

고커 미디어로부터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폭로된 적이 있는 실리콘밸리 거물 벤처투자자 피터 틸이 당시 호건의 소송비용을 댄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고커는 손해배상 규모가 기업가치(5천만∼1억 달러)와 연 매출(2015년 4천870만 달러)을 크게 웃돌자 지난 6월 뉴욕주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회사를 경매에 부쳤다.

한편 뉴욕에 본사를 둔 유니비전은 지난 4월 영어 사용 젊은 세대를 위한 TV 채널과 웹사이트 '퓨전'을 인수하고, 1월에는 풍자 사이트 '디 어니언'의 지분을 취득하는 등 최근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연합

▲ 지난 5월 법정에 나온 헐크 호건.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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