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급 학교가 여름방학을 끝내고 새로운 학기를 시작했다. 방학동안 학생들 자세가 조금은 흐트러져 있을 수 있다. 학생은 방학이 끝나면 하루 빨리 학생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해이한 자세는 자칫 나쁜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학교는 그런 점을 유의해 학생 생활지도를 해야 한다. 체벌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진정한 교육을 위해선 때로는 체벌을 해서라도 바로 잡아 줘야한다.

체벌과 관련 쇼펜하우어는 ‘매를 맞지 않은 사람은 배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말이지만 체벌의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

매와 관련 이런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느 날 학교에서 옆자리 친구 필통을 슬쩍 훔쳤다. 어머니가 그 필통을 보고 그건 네 필통이 아니잖아 그런데 어디서 났느냐 묻자 아이는 조심스럽게 친구 것을 훔쳤다고 했다. 그 때 어머니는 그렇지 않아도 낡은 네 필통을 보고 새것을 사줘야할 텐데 돈이 없으니 어쩌지 그렇게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내 새끼가 신통하게도 어미 마음을 알고 정말 잘 했구나. 꾸짖는 게 아니라 칭찬했다. 아이는 어머니가 기뻐하는 것을 보고 도둑질을 계속했다. 외투를 훔치고, 값비싼 보석을 훔쳤다. 결국 강도짓까지 했다.

우리 속담에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말이 있다. ‘좀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도 있다. 그 아이는 좀도둑으로 시작, 큰 도둑이 됐고 계속하다 보니 꼬리가 잡혀 결국 형장으로 끌려갔다.

형장으로 끌려가는 아들을 보고 어머니가 얘야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느냐? 그러자 아들이 울부짖으며 관리에게 어머니를 잠깐 만나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관리가 허락했다.

그 아들은 어머니께 조용히 드릴 말씀이 있으니 귀를 잠깐, 그러자 어머니가 귀를 아들 입 가까이 댔다. 그때 아들이 어머니 귀를 물어뜯으며 내가 필통을 훔쳤을 때 도둑질은 나쁜 짓이니 해서는 안 된다고 매를 때리지 않으셨어요. 도둑질 할 때마다 칭찬을 해 주셔서 내 신세가 이 꼴이 됐습니다. 자식을 왜 그렇게 가르쳤어요? 했듯, 방학동안 혹 잘못된 일이 있기라도 하면 바로잡아 줘야한다. 잘못을 깨우쳐주지 않으면 그게 옳은 것으로 인식, 죄의식 없이 행하게 되어 필통도둑 그와 같이 된다.

지금 우리사회는 학교 내 체벌을 금기시하고 있다. 체벌 금기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교육적으로 필요할 때에는 교사에게 체벌 허용돼야한다. 다만 감정이 내포된 폭력성 체벌은 엄격하게 금지돼야한다. 그래서 청소년의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아줘야 한다. 체벌 금기 목적으로 무질서를 방조하는 것이 민주주의는 아니다.

요즘 산업화와 도시화로 삶의 질이 좋아지고, 아들 딸 하나 낳아 키우다보니 자식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그 사랑이 자유분방, 부도덕, 무질서로 이어져 포악한 동물에 가까운 행동이 난무해지고 있다.

게다가 가정과 사회에선 인성교육이 실종되고 학교교육은 삶의 수단인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는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물론 지식과 기술 중요하다. 그러나 부도덕한 사회, 무질서한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 그 근본은 교육이다. 자식을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 또한 중요하다. 인간의 탈을 쓴다고 인간이 아니다. 행동이 인간다워야 한다. 인간이라 해도 인간으로서 필요한 훈련과 교육을 받지 못하면 소 돼지와 다를 바 없다. 그래서 교육이 바로 돼야 사회가 바로 되고 국가가 바로 선다. 그런 교육을 위해 때론 사랑의 매가 필요하다.

학생진로를 빌미로 폭력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오직 사랑의 매라야만 한다. 교사가 학생의 미래를 위해 회초리에 의한 사랑의 매는 정부가 보호해야한다. 그런 사랑의 매가 없는 학교교육은 도덕적 해이로, 준법정신 결여로, 사회불안으로, 미래가 없는 사회로, 국권마저 위태롭게 된다.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인류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학교에서 사랑의 매를 학부모와 학생, 사회와 국가가 어느 정도는 인내해야 한다. 그것이 자식을 위하는 일이자 국가를 위하는 길이다.

문학평론가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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