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한 의원에서 또다시 C형 간염 집단 감염 의심 사례가 나왔다. 지난 해 말 서울과 원주, 제천에서 수백 명의 집단 감염자가 나와 모두를 놀라게 했던 것과 같은 양상이다. 당시 1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원인으로 지목돼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의원에 대한 주사기 재사용 의심신고는 이미 지난 2월에 이루어졌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는 6개월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공개했다. 내원한 환자들의 주소와 연락처 등을 확보하고 자료를 분석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는 것이다. 신고를 받자마자 해당 의원에 대해 조치를 취했다면 최소 6개월 동안 추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작년에도 8개월이 지난 후 공개하여 비난이 쏟아졌었는데 이번에 또다시 늑장 대응을 벌인 것이다. 주사기 재사용은 의료인의 양심을 저버린 몰상식한 행위다. 1회용 주사기 가격이 개 당 100원 이하라고 하는데 이를 재사용하여 감염병 확산을 방조한 것은 의료인으로서 자격이 없는 행위다. 연초 복지부가 의료법을 개정해 1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경우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하고 의료인에 대한 면허취소 처분에 대한 근거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그것이 시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느닷없이 콜레라 환자까지 발생해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 2001년 162명의 콜레라 환자가 나온 이래 15년 만의 발병이다. 콜레라는 끓이지 않은 물이나 익히지 않은 어패류를 섭취했을 때 발병하는 후진국형 감염병이다. 이번에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가족과 함께 남해안으로 휴가를 가서 회를 먹었다고 한다. 폭염이 한창인 시기에 익히지 않은 해산물을 섭취하여 감염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족들은 음성 판정이 나와 더 이상의 확산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콜레라가 확산될 징후는 없어 다행이지만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다른 감염자는 없는 지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또한 횟집, 식당 등의 위생상태 점검이나 방역에도 철저를 기해야 할 것이며 해산물의 조리나 취급, 섭취 시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손 씻기, 음식 익히기, 청결 유지하기 등 개인위생 관리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C형 간염도, 콜레라도 모두 기본을 지키지 않아 생긴 일이다. 메르스의 교훈을 절대로 잊지 말고 집단 감염병 막을 방역체제 구축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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