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1.6㎞ 무너짐 방지 공사, 당초 설계금액 45%에 업체 선정

하남지하철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주)가 ‘터널 및 지반 무너짐 방지 공사(그라우팅·grouting)’ 설계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하도급 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공사단가를 후려치기 한 셈인데 경기도는 부실시공으로 인한 터널 붕괴 등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코오롱에 하도급계약체결 금지를 요구할 계획이다.

5일 경기도에 따르면 코오롱은 하남선 5공구 1.6㎞구간 터널 및 지반 보강 공사에 대한 최저가 입찰을 통해 당초 설계가격 129억원의 45%인 59억원에 B업체를 하도급사(社)로 선정했다.

코오롱은 지난 3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했고, B업체를 포함한 6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지반보강 공사는 터널 등에 구멍을 뚫어 철근과 콘크리트 등으로 메워 터널과 지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강하는 작업으로 이 비용은 정부가 정한 표준자재가격과 품셈 등으로 산정된다.

경기도는 5일 하도급심의위원회를 열고 낙찰율이 너무 낮아 부실시공 등이 우려된다며 하도급계약 금지 결정을 내렸다. 현행법(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낙찰율이 82% 이하면 하도급심의를 받도록 돼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45%에 낙찰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이라면서 “부실시공 등이 우려돼 위원회가 불승인했다. 코오롱에 하도급계약 체결 금지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 관계자는 “이번 공사에 6개 업체가 입찰했는데 업체들이 수익을 내기 보다는 실적을 위해 출혈경쟁을 해 입찰가격이 낮아졌다”면서“코오롱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를 선정할 수 밖에 없다. 또 다시 입찰을 받아도 똑같이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어 우리가 직접 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2015년 12월 하남지하철 5공구사업 시공사로 코오롱글로벌(주)를 선정했다. 신장동과 창우동 1.6km를 연결하는 하남선 복선전철 5공구는 980억원이 투입돼 오는 2020년 개통된다.
김만구·조윤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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