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과 어울리는 계절 가을의 문턱,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가평의 한 중학교에서는 장난기 가득한 비명이 터져나왔다.

바로 경기도립국악단이 도내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재능기부사업 '다(多)야금 앙상블' 때문이다. 도립국악단의 첫 앙상블 수업은 지난 7일 가평지역 중 다문화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설악중학교에서 열렸다.

"체중은 오른발에 싣고 무릎이 일직선인 상태에서 가야금 밑으로 무릎이 다 들어가게 앉아보라는데, 다리에 쥐가 날 것 같아요."

가야금을 배우기 위해 참여한 학생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다보니 나오는 비명이었다.

이날 수업에는 1~3학년 학생 총 13명이 참여했으며 다문화 가정이 아닌 학생 6명도 포함됐다.

수업에 앞서 가야금으로 연주되는 '아리랑'을 들은 학생들은 그저 신기해 하면서도 눈을 크게 뜨며 집중을 하거나 가야금을 연주하는 자세를 취해보기도 했다.

수업을 진행할 도립국악단 장지현·이정자 단원과 인사할 때는 쑥스러워 눈도 잘 못 마주치다가도 12현 산조가야금을 전달받을 때는 해맑은 미소가 번졌다.

학생들이 쉽게 국악기를 배울 수 있도록 국악단이 직접 청소년 맞춤형으로 제작한 교제에는 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쉽게 배울 수 있도록 IOI의 'PICK ME'와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등의 유행가도 실려있었다.

학생들은 "얼마나 배우면 이런 곡들을 연주할 수 있냐"는 질문을 쏟아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첫번째 시간에서 가야금의 구조와 줄 익히기, 뜯기와 퉁기기 등을 배운 학생들은 가야금의 세 옥타브인 '레솔라 레미솔라시 레미솔라'를 노래처럼 따라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업은 매주 수요일 총 14회에 걸쳐 진행되며 오는 12월21일 그동안 배운 기량을 뽐내는 발표회도 진행된다. 박예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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