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관공서 구내식당 북새통...도청 308석 좌석 850명 몰려

▲ 김영란법 시행을 하루 앞둔 27일 수원시 경기도청 구내식당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한 도청 공무원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반면 같은 시간 평소 점심을 먹기 위한 손님들로 붐비던 수원시 인계동의 한 음식점은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민규·조태형기자

김영란법(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 시행으로 식사 문화에 대한 혁명(革命)이 시작됐다.

경기도내 공무원들이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몰리고 있는 반면, 음식점들은 손님이 크게 줄고 예약문의가 끊기는 등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 하루 전임에도 27일 경기도청 구내식당은 평소보다 많은 공무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구내식당 308석의 좌석은 점심시간 내내 직원들로 채워지는 등 850여명 공무원들이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평소(800여명) 보다 6.3% 가량 많은 인원이 구내식당을 이용한 셈이다.

400여명이 이용하던 수원시청 구내식당도 이날 점심시간, 228개 좌석이 가득 찬 가운데 470여명 공무원들이 찾았다.

반면 도내 호텔 입점 식당 및 음식점들은 손님과 예약이 크게 감소하는 등 김영란법의 직격탄을 맞아 울상이다.

수원시 우만동 호텔캐슬의 중식당 ‘비취원’은 평소 점심과 저녁에 각각 10건의 예약과 50여명의 손님이 방문하지만, 28일 점심 예약은 전무하고 저녁 예약은 2건에 불과하다.

‘비취원’ 관계자는 “주요 손님들이 제약회사 직원들과 대학 교수들이지만 교수들 역시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으로 예약이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약이 없었던 시기가 한번도 없었지만 최근들어 30% 가량 매출이 하락했다”며 “28일부터는 예약문의가 끊겼다. 다음주 예약은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앞으로 70% 이상 매출이 하락할 텐데 걱정”이라고 밝혔다.

수원시 인계동 한우전문점 A식당의 27일 저녁 예약은 4건이지만 28일 저녁 예약은 1건이 전부다. A식당의 27일 점심 손님은 60여 명으로, 점심 매출은 50여 만원에 그쳤다. “법 시행 하루전인데도 점심 매출 100여만 원을 올린 것의 절반 수준”이라고 식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계동의 복어 전문점 B식당의 사정도 마찬가지로, 28일 점심과 저녁 모두 예약건이 없다. B식당은 평소 점심시간에 40여명의 손님이 몰려 50여만 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27일 점심 손님은 20여명, 매출은 30여만 원에 그쳤다.

안산시 고잔동 중국음식 전문점 C식당은 평소 4건 가량 예약이 접수되지만 28일 예약은 점심 1건 뿐이다. 의정부시 금오동의 한우전문점 D식당도 저녁 예약의 경우 평소 5건에 달하지만 28일 접수된 예약은 전무하다.

경기도 관계자는 “직원들이 김영란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음을 체감하는 듯 하다”며 “구내식당으로의 쏠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식사 준비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병근기자/bgs@joongboo.com

영상=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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