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확보계획에 첫 반영…공군, 앞으로 모두 6대 가동
핵심부품 단종·하자 등으로 E-737 기종 재구매는 미지수

군 당국이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피스아이(항공통제기) 2대를 추가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확장에 따른 임무 증가와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에 주력하는 북한에 대한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9일 "군 당국이 최근 공군의 피스아이 2대를 추가 확보하는 계획을 수립했다"면서 "그간 한다 안 한다는 얘기만 나돌았으나 이번에 장기 소요(도입) 계획에 처음 반영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군이 무기 확보를 장기 소요 계획에 반영하면 앞으로 5년 이후에는 예산을 책정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착수하게 된다. 사실상 사업을 하기로 군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식통은 "애초 중기 소요 계획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예산 배정 등의 여건으로 장기 소요 계획에 반영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미 운용 중인 4대와 같은 기종으로 할지 등은 앞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KADIZ가 이어도 남쪽으로 확장되어 공군의 임무 공역이 넓어졌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질주하는 북한군의 신호정보 탐지 중요성이 날로 커짐에 따라 2대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는 데 군 내부에서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추가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2대가 추가 도입되면 공군은 창정비 주기를 단축할 수 있어 공중 통제임무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된다.

공군은 2011년 9월 피스아이 1호기를 도입한 이후 그해 12월과 2012년 5월에 각각 2, 3호기를, 같은 해 10월에는 4호기를 도입해 현재 4대를 운용하고 있다.

피스아이는 최신형 다기능 전자식 위상배열 레이더와 전자장비 등을 장착하고 있다. 레이더는 1천여개 비행체에 대한 동시 탐지와 360도 감시 등이 가능하며 산악지대를 침투하는 저고도 비행기도 잡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군 당국이 장기 소요 계획에 반영한 것은 현재 운용 중인 4대의 피스아이 부품 단종과 하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미국 보잉사의 기종으로 확보할 경우 동일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으므로 시간을 가지고 다른 기종 등도 내부적으로 검토해보자는 취지에서 장기 소요 계획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발간한 '국방예산 분석·평가 및 중기정책 방향(2014/2015)'이란 제목의 책자에 따르면 피스아이 정비에 필요한 핵심부품 중 64종이 단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스아이를 도입할 당시 계약서에는 우리 정부가 견적을 요청하면 미측은 120일 이내에 요구하는 부품을 제공하게 되어 있지만, 이 기간을 초과한 부품이 109종에 달했다. 일부 부품은 최장 27개월이 소요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피스아이의 장비유지비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장비유지비는 2012년 9억1천800만원, 2013년 24억5천300만원에서 2014년 581억5천900만원, 2015년 619억원 등으로 올랐다.

E-737 기종을 항공통제기로 운영하는 국가는 한국과 호주, 터키뿐이다. 기체에 공중감시레이더를 장착해 공중에서 조기경보, 항공기 통제, 전장관리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하늘의 지휘소'로 불린다. 연합

▲ 공군의 피스아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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