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보다 빨리 자라 산란가능…2018년부터 대량생산될 듯

▲ 해양수산부 윤학배 차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기자실에서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
남획과 기후 변화 등으로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춘 국내산 명태가 다시 밥상에 오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세계 최초로 명태의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완전양식은 수정란에서 부화시켜 기른 명태 새끼를 어미로 키워 다시 알을 생산하도록 하는 단계까지의 기술이다.

명태 인공양식 기술은 기존에 일본의 1세대 인공 종자 생산 기술 외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으며, 완전양식 기술이 개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명태는 잡아 얼린 것을 일컫는 '동태'에서부터 아가미를 빼내고 코를 꿰어 얼린 '코다리' 등 불리는 이름만 30여 가지인 물고기로, 알부터 내장까지 버리는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별칭'만큼이나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만큼 오랜 세월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었다는 의미다.

실제 1970년대 연평균 7만t, 1980년대 연평균 7만4천t이 잡히는 등 동해안 수산자원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와 명태 새끼인 '노가리' 남획 등으로 명태 어획량이 1~2t 수준까지 급감했고,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명태는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얼린 명태가 대부분이다. 싱싱한 국내산 생태를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에 해수부는 지난해 어미 1마리로부터 수정란 53만 립을 확보해 1세대 인공 종자를 생산한 뒤 200여 마리를 선별해 산란이 가능한 어미(35㎝ 이상)로 키웠다.

이 중 7마리가 지난달 18일부터 산란에 성공, 이달 6일 기준으로 부화한 3만여 마리가 0.7㎝까지 성장했다. 명태의 경우 크기가 0.7㎝를 넘어서면 생존율이 높아지는 만큼 완전양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수온을 10℃로 유지하는 한편 영양분이 많고 저온에서도 생존하는 먹이 생물과 명태 전용 배합사료를 개발해 급여한 결과 산란이 가능한 정도로 성숙하기까지의 기간이 1년 8개월로, 자연 상태(약 3년)에서보다 크게 단축됐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해수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15억 원을 편성해 명태 종자를 전문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며, 이후 양식업자들에게 인공 종묘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18년부터 사업적으로도 대량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완전양식 기술로 생산된 명태가 수입산에 비해 비싸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해수부는 배합사료 기술이 이미 개발돼 있고, 15∼20m 수심에 있는 기존의 '중층 가두리'를 활용하면 별도의 수온 유지 시설 비용이 들지 않아 생산비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현재 수입산 생태 대부분이 일본에서 들어오고 있는데 방사능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으므로 국내산 명태 양식이 이뤄지면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사업 모델 추가 개발 등을 거쳐 얼린 동태가 아닌 생태가 밥상에 다시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명태 자원의 회복을 위해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완전양식 기술 개발과 별개로 자연산 명태의 동해안 서식 여부와 회유 경로 등을 밝혀내기 위해 명태 새끼에 노란색 표지표를 붙여 방류하는 등 생태학적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연합

▲ 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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