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학생 1천여 명이 11일 새벽 시흥캠퍼스 철회를 요구하며 대학 본관 총장실을 점거하고 있다. 본관 입구에서 학생들이 식료품 등을 전달 받고 있다. 연합
시흥 배곧신도시에 추진 중인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이 서울대생들의 반대에 이은 총장실 점거 투쟁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8월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 체결로 급물살을 타던 상황에서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1일 시흥시와 서울대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서울대 학생들 1천여명은 10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 철회를 주장하면서 총장실을 점거했다.

서울대생들은 이날 오후 6시부터 관악캠퍼스 중앙도서관 앞 아크로 광장에서 열린 학생총회를 마친 후 학교 본관 점거에 나섰다.

10시께부터 본관 점거에 나선 학생 1천여명은 10시30분께 1층에 진입했고, 10시52분께 이 건물 4층에 있는 총장실을 점거했다.

총학생회는 시흥캠퍼스 추진에 반대하는 학생총회가 재학생 10분의 1 이상인 참석자 1천980명 중 1천483명의 찬성으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요구, 1천97명의 찬성으로 본부 점거를 결정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전면 철회를 위한 학생대책위원회와 총학생회는 지난 8월30일 본부 1층 로비에서 ‘소통 부족’ 등을 이유로 총장 사과와 캠퍼스 설립 협약 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을 시작했고, 지난달 1일부터는 행정관 앞 등 3곳에서 천막 농성을 벌여 왔다.

앞서 서울대는 8월22일 시흥시,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 사업자인 한라와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책위는 다음 날인 23일 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사회와 논의하지 않은 기습 체결”이라며 “시흥캠퍼스 실시 협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이화여대에서는 학생들의 힘으로 학교 측이 졸속 추진한 미래라이프대학을 철회시켰다”며 “시흥캠퍼스도 이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과 마찬가지로 본부의 졸속 의결과정의 결과이며 학생들의 돈벌이 수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대 총학생회는 11일 오후 본관 앞에서 ‘2016년 서울대 본부 점거 참가자 일동’ 명의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가 추진하는 시흥캠퍼스를 철회할 때까지 본부 점거를 계속하기로 했다.

김형수기자/vodoki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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