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전복사고… 4명 사망·22명 중·경상
6일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사고와 관련, 경찰 추가 조사 결과 49명이 타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정원보다 3명이 더 버스에 탑승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산악회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처음에 전해진 것보다 더 많은사람이 타 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3명이 초과 탑승한 것으로 경찰이 확인하면서 이번 사고 역시 안전 불감증으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버스에는 승객용 좌석이 모두 45개가 있다. 가운데 통로를 사이에 두고 1∼10열은 양쪽으로 2명씩, 맨 뒷 줄은 5명이 각각 앉을 수 있다. 기사를 포함해 46명이 정원이다.
경찰은 보조석과 출입문 계단 등에 초과 탑승한 승객이 걸터앉아있던 것으로보고 있다. 이 때문에 버스가 넘어진 원인과는 별개로 부주의에 따른 인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적어도 2명 이상은 좌석에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인명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참변을 당한 유족들은 6일 대전의 한 종합병원에서 가족의 시신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4명 사망자는 이모(75), 고모(59), 김모(66·여), 홍모(50 추정·여)씨로 모두 수원시 권선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 등 3명 시신은 수원시 연화장 장례식장에, 1명은 오산의 모처에 빈소를 마련하고 장례를 치르게 된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수원시 연화장의 해당화실, 동백실, 금송실 등 3곳에 빈소가 마련된 상태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중상으로, 이들 중 일부는 수원 성빈센트 병원 등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고 경상자 30여명은 귀가조치 됐다.
사고 소식을 듣고 수원에서 대전으로 급히 온 유족들은 시신을 확인하고서 응급실 앞 복도에 앉아 ‘아버지’를 목놓아 불렀다. 유족들은 숨진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하고서는 당시의 참혹한 사고 상황이 그려지는 듯 오열했다. 또 아버지의 동료 산악회원에게 당시 사고상황을 묻기에 바빴다. 함께 산행에 나섰다가 친구를 잃은 A씨(72)는 “다른 차량이 옆에 끼어들었는지, 버스가 마구 움직이더니 옆으로 쓰러졌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가 나자마자 밖에 가서 친구를 찾았는데, 이미…”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들은 지갑, 휴대전화 등 유류품을 어루만지며 챙겼고, “아버지 유류품이 이것 밖에 없느냐”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또 “아버지가 최근에 안가시던 산행을 왜 가신다고 하셔서…. 요즘 전화도 못 드려서 목소리도 못 들었는데 어떡해”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탑승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고속도로를 잘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왼쪽으로 휘청했다. 승객들은 깜짝 놀라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들고 버스의 앞을 바라봤다. 그 순간 다시 버스가 오른쪽으로 휘청하더니 ‘쾅’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측으로 넘어졌다. 버스 안은 갑자기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버스가 넘어지면서 의자가 부서졌고, 일부 승객은 바닥에 깔려 고통을 호소했다. 피를 흘리며 소리를 지르는 승객도 적지 않았다.
당시 버스 안에 있던 이모(70)씨는 “버스가 갈지자로 휘청하더니 갑자기 넘어졌다”며 “쾅하는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났다”고 떠올렸다. 이씨는 이어 “사고 직후 누군가 119에 빨리 신고해야 한다고 소리쳤다”며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서 벨트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당시 버스 안에 있던 회원 상당수는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악회 관계자가 회원들이 버스에 탈 때마다 안전벨트를 매라고 강조했고, 이날버스가 출발한 뒤에도 안전벨트를 맬 것을 얘기했다는 게 일부 승객의 증언이다. 한 승객은 “버스에 탄 사람들이 모두 안전벨트를 맸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총무가 수차례에 걸쳐 안전벨트를 매라고 말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일부 승객은 안전벨트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되는가 하면 일부 승객은 버스 앞유리를 깨고 자력으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당시 관광 버스가 가로등 등 도로 옆 구조물을 들이받은 뒤 넘어지면서 일부 승객이 의자 등에 눌려 피해가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들은 갓길 옆 잔디밭에 누워 119 구급대원의 응급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주철·안원경·허지성기자/jc38@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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