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전 찾은 성남시 중원구 모란시장의 진입로가가 상인들이 설치한 각종 매대 등으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상태다. 양인석·안원경기자
대구 서문시장에서 지난달 30일 대형화재가 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지역 전통시장들의 소방안전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전 수원 팔달구 지동시장. 220개 점포가 영업중인 이 시장의 지하 순대타운에는 작동 여부가 의심스러운 26년전 제조된 소화기 가 구비돼 있었다. 소화전 앞에는 대형 쓰레기통이 놓여있어 화재시 작동 버튼을 누르기 힘든 상황이었다. 순대타운 1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인근 못골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90개 점포가 밀집된 이곳(2천700㎡)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전무했다. 특히 상인들의 화재보험 가입률은 10~2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들은 “전통시장이 화재에 취약하다보니 높은 보험료를 요구하거나 보험 가입을 잘 받아주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265개 점포가 들어선 바로 옆 영동시장도 사정은 심각했다. 이곳은 한복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많은 것이 특징으로, 화재시 불이 쉽게 번질 수 있음에도 1층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 소화장치함은 자물쇠로 잠겨 있어 화재시 소방호스, 노즐 등을 꺼내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소화전 앞에는 청소도구와 각종 물품들이 적치돼 있어 찾기가 힘들었다.
▲ 1일 수원시 팔달구 영동시장 내 설치된 소화장치함으로, 자물쇠로 잠겨 있어 화재 시 소방호스 등을 꺼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양인석·안원경기자

300개 점포가 영업중인 팔달문시장의 경우 방화셔터는 없었으며 물건 매대를 외부에 늘여놓고 장사 중인 상인들이 많아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110여개 점포가 장사중인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안양남부시장은 소화장치함과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인근 안양중앙시장의 진입로는 노점과 가판대 설치로 폭이 1m 가량밖에 되지 않아 소방차 진입이 불가했다.

100여개 점포가 들어선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시장의 진입로도 상인들이 설치한 각종 매대 등으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상태였다. 이곳 종합시장 건물은 방화셔터, 스프링클러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들 시장의 상인회는 비용 부담으로 소방시설을 구비하기 힘들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이충환 못골상인회 회장은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 등은 지방정부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상인들도 원하지만 설치되지 못하고 있다”며 “자동시스템으로 진압될 수 있는 설비가 필요한데 미흡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수원 소방서 관계자는 “소화전 물건적치 등 법적 위반사항을 파악하고 상인들에게 계도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태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 방호조사과 소방장은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과 관련된 기관에서 소방도로 폭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지역 전통시장은 208곳으로, 7만1천여명의 상인들이 종사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가 파악중인 소방차진입곤란지역 109곳 중 15곳이 전통시장이다.

양인석·안원경·허지성기자/yins12@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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