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통과 및 박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일부 유권자들로부터 수난을 겪고 있다.

일부 의원실은 항의나 탄핵 통과를 요구하는 전화가 계속 걸려오면서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다. 이 같은 요구는 여야 의원 구분없이 나타나고 있다.

4일 인천 연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새누리당 민경욱(인천 연수을) 국회의원 지역사무실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이 달걀을 던지고 민 의원을 규탄하는 벽보를 붙이고 달아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연수구 송도동 민 의원 사무실 복도 쪽 유리 벽에 여성이 달걀 3개를 던지고 민 의원을 모욕하는 내용의 벽보를 붙였다.

민 의원실이나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별다른 언급이 없었지만, 새누리당 일부 관계자들은 최근 민 의원이 청와대 대변인 시절 세월호 관련 브리핑 도중 웃는 장면이 알려지며 탄핵 정국과 맞물려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탄핵 관련 청원을 넣을 수 있는 ‘박근핵닷컴’에도 인천에서 민 의원을 상대로 한 청원 건수가 가장 많다.

대다수 의원들 지역사무실에도 하루 수건에서 많게는 수십건까지 대통령 탄핵이나 퇴진을 요구하는 전화가 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메일과 소셜미디어는 하루 수십~수백건의 메시지가 전달되며 이미 폭발 직전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모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 휴대전화를 바꿔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전화가 온다”며 “일부 당직자들이 새누리당 점퍼를 입고 다니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탄핵 관련 전화나 이메일, 메시지가 많은 것은 마찬가지다.

인천 야당 의원 중 가장 많은 박근핵닷컴 청원을 받은 더민주 박남춘(인천 남동갑) 의원실 관계자는 “이메일과 소셜미디어 메시지가 엄청나게 들어왔다”며 “모두 반드시 박 대통령 탄핵을 해달라는 요구들”이라고 말했다.

김요한기자/yoha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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