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남경필 경기지사의 공언(公言)대로 경기도주식회사를 글로벌스탠다드(세계 표준 규격) 기업으로 육성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WTO 협정에 따른 특별관세(상계관세) 등에 따른 무역제재를 받는다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현재 도(道)는 경기지역 중소기업 해외수출물량이 미미하기 때문에 상계관세부과 등 WTO의 무역제재를 받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스탠다드가 되기위해 수출량을 늘릴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교역 국가 기업의 문제제기로 특별관세가 부과되면 대기업 제품과의 가격 격차가 줄면서 경기도 주식회사 강점인 가격경쟁력을 잃기 때문이다.

▶도, 2026년 수출량 13억 원 예상 ‘수출량 미미 WTO 무역제제 받지 않을 것’ = 도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세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최근 ‘보조금 지원시 FTA규정 저촉여부’를 분석했다. 도는 예산 등 직간접 지원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방침인데, 수출 과정에서 WTO 상계조치 협정(相計措置·WTO SCM Agreement) 위배로 상계 관세 등 패널티를 받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WTO는 상계조치 협정에 따라 정부나 지방정부가 중소기업에 제조, 생산, 수출에 직·간접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할 경우 특별관세(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상계관세는 수입국의 산업에 피해를 입히거나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에 발동된다. 올해 도는 경기도주식회사에 12억 원의 자본금을 투입했다.

도는 현 상황에서는 수출액이 미미해 WTO의 상계조치 협정에 위배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분석 보고서에서 미국 LA 등 세계 8개 도시에 설치된 도 경기도통상사무소(GBC)를 통해 지난 수 년간 도내 수출 중소기업에 1억~2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상대 국가 기업이나 WTO에서 문제제기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GBC를 통해 2009년 FTA 대상국인 미국, 2010년 중국, 2016년 베트남에 중소기업 제품을 수출했지만 문제된 사례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도는 GBC 통해 내년에는 2억8천만 원, 2026년에 13억 원을 수출할 것으로 전망하며, 수출예상액이 적어 10년 이내에는 상계관세 부과 등 제제를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1조3천억 달러의 시장규모로 연 6.5% 성장률을 보이는 중국시장과 17조 달러의 연 2.3%의 성장률을 보이는 미국시장은 물론 1천700억 달러 시장에 성장률 연 5.4%인 베트남 시장에도 영향을 주기 힘든 수치라는 것이 도의 분석이다.

▶ 글로벌 스탠다드 험로…KS(Korean Standards·한국산업규격) 가능 = 수출금액이 미미해 상계관세 등 WTO의 패널티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도의 분석은 역설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도가 10년 후인 2026년까지의 수출 예상 금액은 모두 13억 원에 불과하다. 공유적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경기도주식회사의 중소기업 지원 모형이 그럴 듯 하더라도 사업 확대나 수출 확대시 WTO의 제재조치에 대한 대안이 없다면 KS수준으로 만족할 공산이 크다.

결국 도의 지원 규모가 커지거나 수출액이 수 천억 원 단위로 커지면 상계관세가 부과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져 글로벌 경쟁력을 잃게되고, 수출 규모가 수 십억대로 머무른다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게된다.

김한성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액이 적더라도 상대국의 특정 기업에서 보조금의 지원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문제제기가 발생하면 WTO 분쟁조정기구를 통해 보조금 금지나 상계관세 부과 등의 결과가 나올수도 있다”고 말했다.

WTO 협정에 따라 정부나 지방정부가 중소기업 등에 자금 무상지원, 대출 및 ‘지분 참여’와 같은 자금의 직접이전과 대출보증 같은 자금 또는 채무부담의 이전 등이 이뤄질 경우 상계관세 부과 등 조치가 들어간다.

경기도주식회사 최초 설립 자본금 60억 원은 도 예산 12억 원(20%), 도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도 상공회의소, 중소기업협회의 자금 등을 통해 마련됐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도의 행·재정적 지원이 투입된다.

▶경기도 주식회사, 남 지사의 공유적 시장경제 핵심가치= 경기도주식회사의 글로벌 스탠다드 육성은 남경필 경기지사가 주장한 공유적 시장경제의 핵심가치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중소기업이 제품을 생산할 때 마케팅, 물류, 입점료 등의 비용을 지원해 판매원가를 낮춰 경쟁력을 높이고,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은 낮은 가격을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 모델이다.

그는 독일 및 일본, 국내 대학 강연에서 “미국은 재정적자 1조 달러, 무역수지 적자 1조 달러임에도 최고 국가로 산다. 100달러 지폐를 마음대로 찍을 수 있는 전세계 화폐의 기준(스탠다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도 글로벌스탠다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주식회사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육성시킬 것이라고 했다.

남 지사는 강연에서 3천300원인 감자칩인 프링글스 제품과 경쟁하기위해 경기도주식회사가 중소기업을 지원해 980원짜리 감자칩을 만들겠다고 했다. “중소기업 감자칩을 서울 동대문 DDP 경기도주식회사 오프라인 마켓에 입점시켜 입점료를 낮추고, 마케팅 비용을 지원한다. 경기도 공공물류센터를 이용해 물류비용까지 낮추면 980원이라는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이 세계 최초 공유적 시장경제 모델이며 글로벌 스탠다드로 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전 세계 6개국 8개소의 GBC를 거점으로 경기도주식회사가 지원한 중소기업의 제품을 수출할 예정이다.

경기도 고위 관계자는 “경기도 주식회사를 글로벌 모델로 키우기 위해 WTO의 무역제제를 피할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고, 김 교수도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지원했다는 특정성 부분에 대한 법리 결과에 따라 (상계관세 부과 여부 등이)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만구·조윤성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