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요한기자
중국 관계자들이 국내를 방문하는 문화행사들이 돌연 취소되면서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등을 둘러싼 한·중 간 갈등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대중문화나 일부 생산품 등이 중국으로 진출하는 것에 대한 유·무형의 규제가 있다는 논란 속에 중국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교류행사에도 제재가 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인천 계양구 등에 따르면 오는 18일 계양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중국 강소성 염성시 서커스단 공연이 취소됐다. 계양구는 공연이 취소됐다는 현수막을 걸었다.<사진>

계양구 관계자는 “지난 5월에 계양구와 중국 염성시가 우호 교류 의향서를 체결하고 문화교류를 위해 공연을 추진했는데 지난 12일 공연 취소 통보가 왔다”며 “중국 현지사정으로 취소됐다는 것 외에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공연을 불과 6일 앞두고 취소한 것으로, 서커스 공연은 각종 화물 운송과 시설물 설치 등이 필요하고 출연진 컨디션 조절까지 신경써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현지에서 공연단 출국이 임박했을 때 취소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염성시 서커스단은 계양구 공연에 앞서 서울 공연도 예정돼 있었다.

또 중국대사관이 운영하는 서울 중국문화원도 같은 시기에 계획됐던 전시회를 돌연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전시물 운송이나 사전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출국 직전에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문화원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국인 특성상 진짜 이유를 잘 말하지 않지만 지난 10월 이후 중국과 관련한 교류행사가 줄어드는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라며 “사드 문제 등과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문화콘텐츠 분야 제재를 시작으로 소규모 수출품의 통관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는 국내 관계자들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우리나라 해군사관생도 입항 요청에 응답을 하지 않으며 사실상 입항을 거부하기도 했다.

중국 동화대학교 우수근 교수는 “이 모든 것이 사드, 한일 군사정보협정과 분명히 관련이 있으며 중국은 불만 표출 방식이 다르다”며 “처음엔 한국에 대한 각 분야 우대조치를 거둬들이고 이제 소규모 제재에 들어갔으며 앞으로도 가랑비 옷 젖듯이 모든 분야에 걸쳐 지속적인 제재, 불만표출이 이뤄질 것이지만 제재 방침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요한기자/yoha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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