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출마 보다 최순실에 집중...돈의 뿌리 안 캐면 또 부활 "특별법 필요"

▲ 17일 중부일보 특별인터뷰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국회의원이 "임기 동안 최순실의 해외 은닉 재산을 파헤치고, 몰수하는데 전력하겠다"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노민규 기자/

“최순실의 판도라 상자를 여는 순간 재앙과 분노와 좌절이 있지만 또한 희망도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오산) 국회의원은 2014년 4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유라의 승마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사상 초유 국정농단 사태의 문을 연 인물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안 의원은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최태민으로부터 이어진 최순실 일가의 해외 은닉재산을 추적하기 위해 독일과 미국 등 해외를 오가는 안 의원의 활약은 많은 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안민석 의원은 17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3·1절 독일에서 최순실 재산찾기 글로벌 네트워크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안 의원과 1문 1답.

―이번 청문회에서 일약 스타가 됐다.

▶최순실게이트는 여야나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닌 정의의 문제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돈이다. 돈 때문에 권력이 필요했고,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돈의 뿌리를 캐내지 않으면 최순실은 부활할 수밖에 없다. 이번 최순실게이트를 파헤치면서 때로는 신변의 위험도 느끼지만, 지금 뿌리 뽑지 않으면 후세에도 이런 일이 되풀이 될 것이기에 불의에 맞서 큰 싸움을 벌일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

 ―최순실의 해외재산 규모는 얼마로 보는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독일 언론이나 검찰에서는 70억 유로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게 한화로 7∼8조 원대 규모다. 국세청에서는 그만한 규모의 돈세탁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거기엔 한 가지 맹점이 있다. 국내에서 해외로 보내는 것이 아닌 해외에서 해외로 이동된 자금이라는 부분이다. 공식적으로 독일에 최순실 명의 회사인 뉴벨이 등록된 시기는 1992년도다. 독일의 전산시스템이 갖춰진게 1990년대였으니, 그 이전에 은닉해둔 재산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또 문제는 독일만이 아니라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등에서도 최순실의 페이퍼컴퍼니가 20곳 가량 발견됐다는 점이다. 이 돈의 뿌리는 박정희의 통치자금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처럼 해외에서 해외로 오가며 세탁된 돈들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특별법(최순실 일가의 불법 재산 몰수 특별법)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 ▲17일 중부일보 특별인터뷰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국회의원이 "임기 동안 최순실의 해외 은닉 재산을 파헤치고, 몰수하는데 전력하겠다"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노민규 기자/

―‘최순실 일가의 불법 재산 몰수 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최순실 재산몰수법은 일명 ‘국민 화병 특효법’이다. 이 법이 제대로 만들어져야 숨겨진 최씨 일가의 재산을 조사하고 몰수할 수 있을텐데 새누리당의 반대로 누더기법이 될까봐 걱정이다. 특별법이 원안대로 통과돼 부정한 방법으로 축재된 최순실의 판도라 상자를 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저는 그렇게 말하고 싶다. 최순실의 판도라 상자를 여는 순간 분노와 좌절이 있지만, 또한 희망도 있었다고. 그 희망이 재산 몰수이며, 국가를 개조하는 새로운 비전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갈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만약 판도라 상자 속에 희망이 없다면, 그건 안 여는 것만 못하다. 희망을 찾기 위해서는 특별법이 반드시 원안대로 통과돼야 한다.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계속 나돈다. 일부에서는 경기도교육감 출마설도 있다.

▶언론사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다. 하지만 지금은 최순실과 전쟁을 끝내는 것만 관심이 있다. 만약 이같은 시국에서 그런 문제를 생각한다면 돌팔매 맞는다. 이 싸움은 제 정치인 생명뿐만 아니라 인생을 거는 싸움이다. 지금은 많은 국민들께서 응원해주시고 있지만, 이 인기는 순간의 거품과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예전부터 정해둔 제 정치의 로드맵, 인생의 로드맵을 따라가고자 한다.

교육감의 경우에도 지금 이재정 교육감이 더욱 잘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교육감께서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시길 바란다. 지금처럼 너무 독주하는 리더십을 보이시면 당이나 조직사회에서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어날 것이다.

―조기 대선에 대한 관점은.

▶오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얘기했지만, 국정농단을 부역했고 동조했던 보수세력이 다시 집권하고자 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다. 또 이러한 보수세력의 등에 타서 대권을 노리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촛불민심을 모르는 아주 한심한 분이다. 지금은 반기문이나 반기문보다 더 쎈 보수 후보가 아닌 야권이 문제다. 야권이 단합해서 대선을 치러야 정권교체가 가능한데, 분열하게 되면 87년 꼴이 난다.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6:4 정도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으리라 본다.

―앞으로의 계획은.

▶최순실의 은닉재산을 찾아내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은 독일 동포들의 제보였다. 일전에 김준혁 한신대 교수와 ‘약탈문화재 찾기 한민족 네트워크’를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최순실 재산찾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상 중이다. 전세계 각지에 흩어진 교민들과 외국인들의 도움을 얻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오는 3월 1일, 3·1절을 디데이로 독일에서 출범시킬 계획이다. 4선에 성공하며 공약을 내건 것이 큰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약속을 지키고 정의를 지키기 위해 남은 4선 국회의원으로서 임기는 최순실 재산을 뿌리 뽑는데 바칠 생각이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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