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관계자 20여명 전날 밤부터 기다려…취재진도 북적

▲ 430억원대 뇌물공여와 횡령·위증 등 혐의에 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영장이 기각된 19일 오전 의왕시 서울구치소 밖에 삼성 관계자들이 이 부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430억원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 위기에 처했다가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은 특유의 옅은 미소를 띤 표정으로 귀가했다.

 이 부회장은 영장 기각이 결정된 후인 19일 오전 6시14분께 천천히 경기도 의왕서울구치소 정문을 빠져나왔다.

 정문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이 '법원 판단을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도의적 책임을 느끼지는 않으시냐' 등 질문을 건넸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미리 기다리고 있던 검은색 체어맨에 탑승한 후 사라졌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전날 오전 9시15분께 서울중앙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가기에 앞서 강남구 특검 사무실을 찾은 지 21시간 만에 '긴 하루'를 마쳤다.

 자신의 구속 여부 판단을 법원에 맡긴 채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 시간은 전날 오후 3시께부터 약 15시간이다. 

▲ 430억원대 뇌물공여와 횡령·위증 등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종이백을 들고 19일 오전 의왕시 서울구치소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
그룹 총수 못지않게 마음을 졸였을 삼성 관계자 20여명은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오기 한참 전인 18일 밤부터 서울구치소 앞을 지키며 초조하게 발을 굴렀다.

 구치소 정문 앞 주차장에서 차량 여럿을 대놓고 차에서 추위를 피하며 기다렸지만, 종종 내려서 취재진을 살피거나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언론 속보가 전해지자, 구치소정문 옆에 체어맨을 대기시키고 도열했다.

 이 부회장이 구치소에서 나와 체어맨에 탑승한 후 멀리 사라지고 나서야 이들은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서로 "고생했다"며 인사를 건넨 뒤 철수했다.

 구치소 앞에는 심야 시간인데다 서울에서 다소 거리가 있음에도 취재진이 30명가량 모여 이 부회장 구속 여부에 쏠린 전 국민적 관심을 실감케 했다.

  외신도 눈에 띄었고, 아침 뉴스에 구치소에서 나서는 이 부회장 모습을 생중계하는 언론사도 있었다.

 삼성 관계자들과 취재진으로 밤새 시끌벅적했던 서울구치소 앞은 오전 7시가 다돼서야 적막을 되찾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박근혜 대통령 도움을 받는 대가로 삼성그룹이 최순실씨 측에 430여억원 지원을 약속한 뇌물공여 등 혐의로 사흘 전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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