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의 비브라토


바다가 열린다
탁 트인 펄 비릿한 내음
불혹과 지천명 사이
바닥을 드러내 검푸르게 누웠다

소라 하나에도 바닷소리 담아
멀리 메추리 섬에
반짝이는 은빛 물결
모래사장을 거닐며
하늘과 바다
비움과 채움의 경계를 바라본다

두고 온 일상
소중한 얼굴들이 밀려온다
가까워질수록 우렁찬 비브라토
상처투성이 펄을 삼키며
파도가 일렁이고
걸음걸음 노을빛이 곱다.


황병숙
강원도 철원 출생. '현대시선'과 '한국문단'으로 등단. 낭만시인 시조 장원, 문화발전 공로상, 사울트결시의회 의장상 등 수상. 두레문학, 수원문학 등에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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