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대입 논술고사 합격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 1년간 함께 노력했던 학생들의 합격 소식을 들으며 ‘결과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다시 떠올리곤 한다.

입시 상담을 하다 보면 대학 측이 발표한 학생 선발 기준을 의심하는 학부모들이 가끔씩 있다. 예를 들면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들이 정말 수능 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학생을 선발하는지를 궁금해 하거나, 대학들이 고교 등급을 매기지 않고 순수하게 논술 점수를 반영하여 학생을 선발하는지를 궁금해 한다. 이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필자의 오랜 경험에 비추어보면 논술전형의 경우,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논술 점수이다. 2017학년도 한양대(서울) 논술전형에서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반영되지 않았다. 학원생 중에 정시로 서울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힘든 외고 재수생이 있었다. 내신도 7등급 후반대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2017학년도 한양대(서울) 논술전형 합격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까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고 4~6등급의 논술전형 합격 사례는 더 많다. 내신 6.5 학생이 단국대학교(죽전)에 합격한 사례, 내신 6.3 학생이 서울과학기술대학교나 경북대학교 사범대에 합격한 사례, 내신 5.8 학생이 광운대학교에 합격한 사례 등이 있다. 올해는 일반고 내신 5등급 중반대의 학생이 건국대(서울) 정치외교학과에 논술전형으로 합격한 사례도 있었다. 수시 학생부 전형이나 정시로는 서울권 대학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었으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끝까지 노력한 덕분이다.

선발 인원이 적은 탓에 논술전형을 ‘로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운에 의해 합격이 좌우되는 전형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술은 로또가 아니라 ‘노력’이다. 논술의 ‘논’도 모르는 학생들은 원고지 사용법부터 논제와 제시문 분석하기, 개요 짜기와 답안 작성하기, 유형별 접근 방법 익히기, 주제별·기출별 문제 풀이까지 단계별로 오랜 시간 차곡차곡 노력을 쌓는다. 이러한 결과물이 바로 논술전형 합격인 셈이다. 따라서 논술전형 합격을 어쩌다 운 좋게 거머쥔 승리로 착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18학년도 수시 모집에 지원할 의향이 있는 예비 고3의 경우, 이번 겨울방학부터 논술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고3이 아니라면 이번 겨울방학은 논술을 시작하기에 더 적합한 시기이다. 어렸을 때부터 읽고 쓰는 연습이 되어 있는 학생은 논술 공부가 훨씬 더 수월하기 때문에 일찍 독서나 토론, 논술을 경험하는 학생이 수시 모집에 더 적합한 인재가 될 수 있다.

최영신 경희대 평생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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