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재래시장 가봤더니…

24일 오후 수원 지동·미나리광시장. 설을 나흘 앞둔 이때쯤이면 시장안은 설 장을 보러온 주부 등 손님들로 넘쳐났지만 시장 안은 한산했다.

손님들로 가득차 있어야 할 골목에는 물건을 파는 상인들의 목소리만 메아리쳤다.

미나리광시장에서 생선가게를 하는 김모(여·47)씨는 “경기가 안 좋아 손님도 없는데 날씨까지 안 도와 준다”며 한숨을 쉬었다.

설이지만 경기침체로 서민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 매출이 줄어들었는데 설 대목을 앞두고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주부들의 발길이 끊어지다시피 하고 있다.

수원 전통시장 상인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장사를 했나, 취급하는 품목이 뭐냐를 떠나 매출이 예년보다 20~30% 이상 줄었다.

상인들은 아무리 단골이 많아도 경기 불황으로 닫힌 지갑은 열지 못하고 있다.

지동시장에서만 10년 넘게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47·여)씨는 “보통 설때면 고기 5~10근씩 고기를 사가던 단골들도 올해는 1~2근만 사가면서 매출이 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오른 물가도 매출 감소에 한 몫하고 있다.

지동시장에서 15년째 청과상을 운영하고 있는 서모(56)씨는 “각종 물가가 오르면서 주부들이 꼭 필요한거 아니면 아에 장을 보려 하지 않으면서 판매량이 평상시 3분의1은 줄었다”고 말했다.

설을 앞두고 몰아친 한파도 상인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정오 미나리광시장 상인회장은 “요즘 경기도 안좋아 소비자들이 지갑을 안 열고 있는 상황에서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아 전통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빨리 날씨라도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을 피해가지 못하기는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연중 가장 큰 대목인 설 선물시장이 얼어붙었다.

수원의 한 대형 백화점은 설 선물 사전예약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5% 가까이 감소했다.

그나마 이는 나은편이다.

설 손님이 가장 많아야 할 요즘 매장 판매사정은 이 보다 훨씬 안좋다.

비교적 가격대가 비싼 축산물과 수산물은 10% 이상, 청과류도 15% 넘게 매출이 줄어들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햄종류나, 비누 세트 저가의 선물세트 판매량은 작년보다 80% 가까이 늘었지만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선물용품들이 안 나가면서 전체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10% 줄었다”고 말했다.

허지성기자/sorry@joongboo.com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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