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죽나 한번 붙어보자"…일순간에 40여명 패싸움

전북 전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둔기를 들고 집단난투극을 벌인 조직폭력배들이 소탕됐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주지역 양대 폭력조직으로 불리는 월드컵파와 오거리파 조직원 35명을 구속했다.

 난투극에 가담한 정도가 미약하거나 폭행에 연루된 조폭의 도피를 도운 9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17일 오전 5시 39분께 전주시 완산구 한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둔기를 들고 서로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난투극은 2014년 11월 22일 전주 시내에서 월드컵파 조직원이 오거리파 조직원을 살해한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당시 한 상가 주차장에서 "버릇이 없다"는 이유로 월드컵파 간부 최모(45)씨가 오거리파 최모(44)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전주에서 비슷한 세력을 유지한 채 신경전을 벌이던 두 조직은 이날 '한판붙자'며 약속한 장소에 모였다.

 이날 일순간에 40여명이 동원된 이유는 두 조직이 자주 찾던 한 카페 여종업원의 발언 때문이었다.

 이 여종업원은 오거리파 조직원이 한 '월드컵파 별거 아니다'라는 발언을 카페에서 듣고 월드컵파 조직원에게 전달했다.

 발끈한 월드컵파 조직원이 오거리파에 전화를 걸어 만날 장소를 정했고 각 조직에 '소집령'이 내려졌다.

 한데 모인 이들은 장례식장 주변에 세운 차량 트렁크에서 둔기를 꺼내 들었다.

삽시간에 40여 명이 뒤엉켜 둔기를 휘둘렀고, 이 과정에서 7∼8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 난투극이 쓰인 둔기.
 '장례식장에서 싸움이 벌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자 이들은 조직의와해를 우려해 일순간에 흩어졌다.

 사건 초기 경찰은 현장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26명을 붙잡았다.

 난투극 가담자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경찰은 수사 범위를 확대해 서울, 대전, 전남 완도 등으로 도피한 이들을 잡아들였다.

 경찰은 난투극에 두 조직의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두목이 난투극을 지시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서민에게 공포감을 주는 조직폭력배 범죄는 강도 높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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