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외로워! 둘은 즐거워! 셋은 행복해!’ 출산장려 홍보 문구를 보면서, 세월의 변화무쌍함을 느낀다.

1960년대 중반, 내가 어렸을 적에는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당시에는 빈곤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에 정부에서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펼쳤는데 50여년이 흐른 지금은 1965년까지만 해도 5.63명 정도이던 합계출산율이 2015년에는 1.239명으로 급격히 낮아졌고, 이제 ‘저출산’은 크나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저출산은 합계출산율이 2.1명 이하로 지속되는 현상을 말하고, 초저출산은 합계 출산율이 1.3명 이하인 현상을 말하는데, 우리나라는 저출산 사회를 넘어 2001년부터 이미 초저출산 사회로 들어섰다.

우리 계양구도 마찬가지로 합계출산율이 1.126명의 초저출산 상태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여 이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이에, 무조건적인 예산투입이 아니라 수요에 맞는 출산시책을 발굴하기 위해 임신, 출산에 대한 요구가 무엇인지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하였다.계양구 관내 임산부, 출산부, 그리고 영유아를 양육하고 있는 보호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9월, ‘출산장려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였다.역시나 출산과 양육에 관한 많은 의견이 나왔다. 그만큼 관심과 기대가 많은 것이리라 생각된다.어린이집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질문과 임신?출산과 관련하여 출산 선물의 다양화 및 임산부 주차비 감면,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 다양화 등 구체적인 의견이 나왔다.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검토하여 추진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것을 올해 출산시책에 반영하도록 하였다.

먼저 임산부 동승차량의 공영주차장 이용 시 주차료를 감면해 주는 제도를 새로 실시하였고, 저출산의 근본적인 이유인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 「출산·입양 장려금 지원 조례」를 개정하여 지난해 셋째 이상 출생아에 대한 출산장려금 지원액을 셋째아 300만원, 넷째아 이후 500만원까지 상향조정한데 이어, 출산장려금 지원대상자를 첫째 및 둘째 출생아로 확대하여 각각 15만원과 20만원을 지원하게 되었다. 또한 다자녀 가구의 경제적 안정 도모를 위해 구와 시설관리공단 등의 공무직 및 기간제근로자 채용 시 다자녀 가구에 가점을 부여하여 채용기회를 확대하였다.

물론 주민 의견을 반영한 출산장려 시책을 몇 가지 추진한다고 해서 출산율이 갑자기 오르지 않을 것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아니냐’고 예산대비 효율성에 대한 부분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출산장려 시책을 통해 출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우리 모두가 저출산 문제에 대해 인식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확산된다면 그것 자체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간절히 바라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저출산 문제에 대한 강력한 해결대책 마련이다. 지자체별 천차만별로 추진하는 출산장려시책을 체계화하고 현실적인 양육 환경이 국가차원에서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특히, 가정양육수당의 지급에 있어 현실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0세 영아가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경우 20만원,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은 80여만원을 보육시설에 직접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현실화하여 양육수당을 보육료 수준으로 지급하여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감 완화 방법에 대해 중앙정부에서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가짓수만 많은 정책이 아닌 저출산의 문제해결에 따라 국가의 미래와 운명이 좌우됨을 깊이 인식하고 보다 대폭적이고 지속적인 정부 대책마련에 집중하여야 할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아이들을 부모뿐만 아니라 가족, 이웃, 민관 등 온 마을, 온 나라가 하나 되어 함께 키운다는 마음가짐을 온 국민이 가진다면 심각한 저출산 문제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출산정책은 당장 출산율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30~4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하며 천천히, 그러나 견고하게 추진되어야겠다.

내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로 출산을 기뻐하고, 집안의 기둥이 아닌 이 나라의 기둥으로 소중히 생각하고 함께 양육하는 국가육아시스템 구축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출산’이 곧 나라의 ‘미래’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자.

박형우 인천 계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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