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우리 엄마

엄마는 항상 바빴습니다
언제 주무시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새벽녘 잠깨어 보면
그때도 엄마는 바느질만 했습니다
어느 이른 아침, 엄마가 부릅니다
‘남례야 남례야’ 날 부르는 소리가
심상찮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밥해서 먹고 학교가라 하셨습니다


처음 해보는 밥
물이 손등까지 올라오게 하라시며
‘학교 갈 때 할머니께 
엄마 아프다고 말씀드려라’
나에게 한 마지막 말이 되었습니다.
6학년이 되던 첫 날 이었습니다
바쁜 우리 엄마! 바쁜 우리 엄마!
젖먹이 어린 동생 뒤로 하고
바쁘게 머나먼 여행 떠났습니다
두 눈 하얗게 뜨고
눈 감을 시간도 없이 바쁘셨나봅니다
전생에 못잔 잠 지금도 주무시고 계십니다.




박남례
전북 정읍출생. 2008년 문파문학 수필부분 신인상으로 등단. 경기수필가협회 회원. 수원에서 창작 및 동화구연가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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